(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중추신경계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은 최초의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기 오래전부터 전조증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발성 경화증이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평형, 운동, 시력, 언어, 감각, 성 기능, 배뇨-배변장애, 인지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현재 완치방법은 없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헬렌 트렘렛 박사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은 전형적인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기 최장 5년 전부터 편두통, 과민성 대장증후군, 섬유근통 같은 다른 질병이 '경고신호'처럼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AFP 통신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6일 보도했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 1만4천 명과 다발성 경화증이 없는 6만7천 명의 30년 간(1984~2014) 의료기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는 진단 전 5년 사이에 섬유근통과 과민성 대장증후군 발생률이 일반인에 비해 각각 3배와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트렘렛 박사는 밝혔다.
이 밖에 편두통,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조울증(양극성 장애) 발생률도 일반인보다 훨씬 높았다.
정신과 진료를 받을 가능성도 다른 사람에 비해 50% 높았다.
이 같은 새로운 사실은 다발성 경화증을 일찍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이 질병으로 인한 뇌와 척수의 손상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트렘렛 박사는 말했다.
다발성 경화증은 증상이 워낙 다양하고 일과성일 수도 있는 데다 다른 질병과 연관되는 수도 있어서 완벽한 진단이 쉽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신경섬유에는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전선의 피복처럼 둘러싸고 있는 미엘린 수초라는 보호막이 있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체계가 이 미엘린 수초를 공격,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을 방해함으로써 발생한다.
이 연구결과는 '다발성 경화증 저널'(Multiple Sclerosis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