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가축 도축장 자리에 다시 세워진 동물 위로비의 사연

입력 2018-07-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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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가축 도축장 자리에 다시 세워진 동물 위로비의 사연
인천 동구청서 철거됐던 '동물 위로비' 4년 만에 복원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 동구청에서 철거됐던 '동물 위로비'가 4년 만에 복원됐다.
인천시 동구는 11일 구청 주차장 휴게공간에 동물 위로비를 복원하고 위령제를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가로 60㎝·세로 50㎝·폭 10㎝ 크기인 이 위로비에는 '이곳은 1930년대부터 1963년 동구청이 입지할 때까지 도축장이었던 지점으로 청사 확장에 즈음하여 사람을 위하여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여 이돌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이 위로비는 1990년 11월 12일 박연수 전 동구청장이 세운 것으로 2014년 7월 이흥수 전 동구청장이 "혐오스럽다"며 민원을 제기한 종교단체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건립된 자리 지하에 묻는 방식으로 철거됐다.
당시 시민단체는 "지역 역사의 흔적이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며 위로비 철거 반대 의견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위로비는 사건 전말을 알고 있던 허인환 동구청장이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새로 취임해 지시하면서 4년 만에 복원됐다.
동구에 따르면 동구청 자리는 '인천 시립도축장'이 있던 곳으로 역사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912년부터 1963년까지 51년간 운영됐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곳에서는 소·돼지가 연평균 6천여 마리 도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축장은 1963년 이 자리에 동구청이 들어서면서 미추홀구 학익동과 부평구 갈산동 등지로 이전됐다가 민간으로 이관되면서 현재 부평구 십정동에 자리를 잡았다.
동구 관계자는 "허 구청장은 과거 동구 등지에서 24년간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활동하면서 동물 위로비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며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치기 위해 위로비를 복원해야 한다는 게 허 구청장의 뜻"이라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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