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경상수지 적자 작년보다 91%↑…2013년에도 IMF 구제금융 받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오는 25일 총선을 앞둔 파키스탄의 경제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대규모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에 시달린 탓에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급 처방에 나섰지만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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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지난 14일 기준 금리를 기존 6.5%에서 7.5%로 100bps(1.0%p) 올렸다.
파키스탄으로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 인상이다.
로이터통신은 파키스탄 정부가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최근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터키,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도 최근 통화 가치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파키스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달러화 대비 파키스탄 루피화의 가치는 올해에만 14%나 떨어졌다.
경제성장 속도도 주춤해졌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수준인 5.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키스탄 경제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지 일간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정부의 재정 확장은 서구 라이프스타일을 모방하려는 국내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해 수입이 늘게 됐고 결국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금융 수요도 증가하면서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 이슬람국가(IS) 등에 맞선 대테러 활동에도 많은 돈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유 수입액이 급증한 것도 경상수지 악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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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이유 등으로 파키스탄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1∼5월 64억 달러로 작년보다 91%나 급증했다고 현지 일간 돈(DAWN)은 전했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의 보유 외환은 지난해 5월 164억 달러에서 지난 5월 103억 달러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결국, 파키스탄은 IMF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파키스탄의 부채경제가 또 다른 IMF 구제금융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파키스탄은 2013년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 67억 달러를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파키스탄은 최근 중국에서도 '급전'을 빌리고 있다.
파키스탄을 테러 지원국으로 보는 미국과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파키스탄이 손을 벌릴 곳에는 중국 말고는 마땅한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올해 들어 중국에서 39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빌렸으며, 추가로 최대 20억 달러를 차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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