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개최 심포지엄…"정부, 민간 대북접촉·교류협력 적극 승인해야"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7일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나 비핵화 프로세스보다 한발짝 앞서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KT[030200]가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서 개최한 '남북한 ICT 교류협력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관계가 한발짝 앞서 끌고 나가서 북핵문제 해결 수순을 밟았던 적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미 간 대화와 협상의 모멘텀이 깨지지 않는 한 우리 정부로서는 민간차원의 대북 접촉과 교류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승인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도 일이 이 정도 됐으면 민간을 먼저 앞세우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엔이 반대하는 '벌크 캐시'가 들어가는 사업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언젠간 상황이 바뀔 거라 개성공단 조업 재개와 금강산 관광 재개 준비를 내부적으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미 시작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현재 북미관계에 대해 "북한이 장성급 군사회담을 별도로 제안하고 미국이 이를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이 관계를 계속 끌고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필요 때문에 북미 수교와 비핵화가 기존 방식이나 속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오면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헤게모니가 그만큼 커질 것"이라며 "중국으로선 불리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 남북협력사업개발TF장을 맡은 구현모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KT가 생각하는 남북한 ICT 교류협력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이익창출이 아닌 국내 ICT기업의 생태계 전체가 함께 발전하고 상생하는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의 ICT 교류는 한민족 전체가 번영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내부 경쟁으로 사업 기회가 상실되면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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