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지나간 전반기…이제 조급해하지 않으려고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개막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며 화려하게 데뷔한 강백호(19·kt wiz)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홈런을 쳤다.
벌써 17홈런을 친 그는 김재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보유한 고졸 신인 최다 홈런(1994년 21개)에 4개 차로 다가섰다.
후반기가 시작한 17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만난 강백호는 "김재현 선배님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부담감은 당연히 느낀다"며 "우리 집에서는 개막전부터 '기록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부모님부터 부담을 주신다. 홈런을 치는 날에는 모바일 메신저 가족 단체방에서 하트를 많이 받는다"고 웃었다.
강백호의 부모는 아들이 kt에 입단하자마자 홈구장 근처에 집을 얻었다. 강백호에게 야구에 전념할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부담에도 익숙해지게 했다. 강백호가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을 자주 언급했다. 그 덕에 강백호의 심장은 무척 단단해졌다.
강백호는 3월 24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8 KBO리그 개막전에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신인 선수의 개막전 첫 타석 홈런' 기록이었다.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5회말 키버스 샘슨을 공략해 시즌 17호 아치를 그렸다.
팀이 56경기를 남긴 상황, 강백호의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 달성은 매우 유력하다.
강백호는 "지금은 기록 달성에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아버지가 데뷔하기 전부터 '홈런 기록'을 말씀하셔서 단련됐다. 다른 분들이 부담을 주셔도 괜찮다"고 했다.
김진욱 kt 감독이 강백호를 보며 '정신적인 건강함'에 흐뭇해한다.
김 감독은 "강백호의 최대 장점은 인성이다. 예의 바르지만, 야구에 대한 욕심은 무척 크다"며 "원정 경기를 치르고자 이동할 때 강백호는 선배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다. 이미 주전이 된 선수지만, 신인의 자세를 유지한다. 7월 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을 때는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승리욕을 드러냈다. 프로가 갖춰야 할 인성을 19세 신인에게서 봤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점점 성장하고 있다. 실패도 겪었지만,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
강백호는 "전반기를 치르면서 '야구가 정말 어렵다'는 걸 배웠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조급해지기도 했다"며 "어려울 때 주위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기다리면 해결되는 게 있다'는 조언도 많이 받았다. 다시 위기가 오면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강백호는 경기 전후로는 조심스럽지만, 그라운드에 서면 맹수로 변한다. 이미 상대에는 '무서운 타자'로 인정받았다.
kt 팬들은 '너희 팀에는 백호 없지'라는 문구로 강백호를 응원한다.
강백호는 "정말 많이 응원해주셔서 즐겁게 야구하고 있다"고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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