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면 미국 내 판매가격이 5천달러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업계의 로비 단체인 자동차제조업연맹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입차의 평균 판매가격이 대당 5천800달러(654만원)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약 44%는 수입차였다.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포드 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의 약 36%는 해외에서 생산된 것이다.
딜러들은 관세 부과로 가격이 오르면 판매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입차 유통업계는 외산 자동차 주문을 축소하고 판매 마진이 높은 중고차 판매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잉글랜드주의 자동차 딜러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그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소비자들에 전가될 것이라며 자연히 판매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젠버그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주문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해외에서 생산된 메르데세스 벤츠와 아우디 SUV의 재고를 늘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외자동차 브랜드 중에선 마쓰다와 미쓰비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두 회사의 자동차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되고 주로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브랜드는 관세가 부과된다고 해도 이들보다는 타격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수천 달러를 더 주고라도 구매하겠다는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브랜드는 리스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 관세 부담분을 리스 요금에 쉽게 반영할 것으로 보이며 리스 요금 상승분은 월 5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회사들은 외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만큼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도 다소 오를 수 있고 그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경제 활성화와 실업률 하락, 감세 조치 덕분에 순항하고 있고 자동차의 평균 판매가격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의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3만2천225달러로 5년 전보다 약 3천달러 올랐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관세가 부과되면 연간 판매 대수가 200만대 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작년 미국 내 신차판매 규모는 1천720만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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