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도민 공론조사위 권고안 받고 결정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제국제병원' 개설 허가 여부가 내달 말 결론 날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에 건립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의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여부에 대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 권고안이 내달 말 제출된다고 18일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숙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조례'가 처음 적용돼 구성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이미 5차례의 회의를 한 데 이어 지난 4일 공론조사 전문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완료했다.
공론조사위원회는 오는 30일과 31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각각 지역별 토론회를 연다. 같은 시기에 공론조사 도민참여단을 선정하고, 오리엔테이션도 개최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8월 초부터 중하순까지 도민참여단 숙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같은 달 말 공론조사에 따른 권고안을 작성, 도지사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원희룡 지사는 권고안이 제출되는 대로 신속하게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내달 말이고, 늦어도 9월 초에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점쳐진다.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이미 녹지국제병원을 건립하고 나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를 신청한 시점이 지난해 8월 28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는 늦추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문재인 정부의 의료 영리화 불허 방침에 따라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불허해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을 때 하루라도 빨리 결정해야 보상액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녹지국제병원 처리 방향을 놓고 정부 측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가능한 여러 방안에 따른 재원과 소요비용, 1천억원 내외로 예상되는 손해배상 책임 등의 문제를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도는 지난해 9월 4일 '외국의료기관(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신청 관련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건복지부에 발송했다. 2015년 12월 18일 '외국의료기관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한 정부와 제주도가 공동 책임으로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신청에 대응하자는 요청이 담겼다.
그러나 복지부는 같은 달 11일 회신 공문에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권자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이므로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허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해당 공문에서 '정부는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 영리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을 밝힌 바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도는 이와 관련 "제주도에 결정권을 행사하라고만 명시한 채 정부의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제주도와의 공동 책임을 피해 가는 답변만 했다"고 꼬집었다.
지난 17일 제주도의회 업무보고 당시 복지부 회신 공문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비공개'라고 명시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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