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공정위에 조사 의뢰", "'톱 100' 전체재생 없애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최근 가요계에 불거진 순위조작 의혹과 관련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조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박진영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미 유관부서인 문체부에 조사를 의뢰한 회사도 있는 거로 알고 있다"며 "저희 또한 업계의 여러 회사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마친 뒤 문체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우선 조사를 의뢰하고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공정한 경쟁과 평가는 어느 분야가 발전하는데 초석이 된다. 최근 음원 순위조작에 관한 의혹들이 제기되어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과 또 의혹을 받는 분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제기된 의혹들이 명백히 밝혀져 하루빨리 아티스트들과 회사들이 본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진영이 거론한 순위조작 의혹은 올해 4월 닐로에 이어 전날 숀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일부 누리꾼이 제기한 일련의 음원 사재기 의혹을 뜻한다.
숀이 지난달 27일 발매한 미니앨범 '테이크'(Take) 수록곡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은 지난 17일 오전 특별한 화제성 없이 인기 걸그룹을 제치고 멜론과 지니 등 차트 1위에 올라 일부 누리꾼으로부터 '수상한 역주행'이란 시선을 받았다.
박진영에 이어 또 다른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도 18일 트위터를 통해 차트 진입이 목표가 된 현실을 개탄하며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와 '톱 100' 전체재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종신은 "차트는 현상의 반영인데 차트가 현상을 만드니 차트에 어떡하든 올리는 게 목표가 된 현실"이라며 "실시간 차트와 '톱 100' 전체재생 이 두 가지는 확실히 문제라고 본다. 많은 사람이 확고한 취향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돕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원사이트 첫 페이지가 개인별로 자동 큐레이션 되어야 한다며 음원차트 '톱 100' 전체재생 버튼을 없애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그 많은 개인 음악 취향 데이터를 갖다 바치는데 왜 내가 원하는 음악과 뮤지션 소식보다 그들이 알리고자 하는 소식과 음악을 봐야 하는가"라며 꽤 많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무취향적 재생 버튼인 '톱 100' 전체재생을 누르고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부가 이익을 얻는다. 어떡하든 '차트인' 해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숀 소속사 디씨톰엔터테인먼트는 18일 "일체의 음원차트 조작 및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거듭 밝히며 문화체육관광부과 음원사이트 등에 상세 이용 내역 제공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디씨톰 측은 "저희는 상세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며 "문체부 담당부서 및 가온차트, 의혹이 제기된 음원사이트들에 숀의 '웨이 백 홈'의 불법 이용 내역 조사 및 발매 이후의 시간대별, 이용자별 상세 내역의 제공을 요청한 상태다. 당사 또한 음원차트 조작, 불법 마케팅에 대한 명확한 진위 여부가 하루빨리 밝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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