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투자자들, 머스크의 '소아성애자' 발언에 사과 요구

입력 2018-07-18 15:55  

테슬라 투자자들, 머스크의 '소아성애자' 발언에 사과 요구
공개서한 내고 "사과 안하면 회사에 엄청난 악영향" 압박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태국 동굴소년 구조에 참가했던 한 잠수전문가를 '소아성애자'라고 불러 논란을 일으킨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투자자들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았다.
테슬라 주주들의 요구는 머스크 CEO의 '미숙한 행동'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테슬라의 장래를 우려해서 나온 긴급 진화의 성격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테슬라의 4대 주주인 제임스 앤더슨은 이 신문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런 일들 때문에 '탄소와의 결별'을 향한 테슬라의 진척들이 묻혀버린다는 데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룹 벤처스'라는 벤처기업은 테슬라 투자자들을 대리해 머스크 CEO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내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 기업의 대표인 진 문스터는 "출발점은 사과가 돼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회사에 엄청난 악영향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6개월 동안 (머스크 CEO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뒤흔들만한 걱정되는 행동을 너무 많이 보였다"면서 "이번 경우는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 CEO의 최근 설화는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갇힌 13명의 유소년축구팀 선수와 코치의 구조를 위해 테슬라가 제작·기부한 소형 잠수함이 무용지물 취급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구조팀의 일원이었던 영국 잠수전문가 번 언스워스가 이 잠수함을 '쓸모없는 선전용'이라고 평가절하한게 머스크 CEO를 자극했다.
언스워스는 미국 CNN방송에 나와 "(소형 잠수함이) 사용될 가능성이 없었다. 머스크는 동굴 통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도 못했다. 그 잠수함은 딱딱한 소재로 만들어져 곡선 코너는 물론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발끈한 머스크 CEO는 지난 15일 이 잠수함이 작동된다는 것을 동영상으로 입증하겠다고 반박했는데, 이 과정에서 근거 없이 언스워스를 '피도 가이'(pedo guy)라고 불러 논란을 자초했다. 피도(pedo)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성욕을 느끼는 소아성애자(pedophile)의 줄임말이다.
머스크는 이 같은 요지의 트윗이 논란거리가 되자 삭제했으며, 이후 외부의 코멘트 요청에 대응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올들어 여러 차례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지난 5월 그는 테슬라의 1분기 실적 발표 전화회의에서 테슬라의 미래 가치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이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거나 감정적 대처를 했다는 지적을받았다. "멍청한 질문은 쿨하지 못하다"는 등의 신경질적 반응이 도마 위에 놓였다.
테슬라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를 때에는 기자와 언론매체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하겠다고 말하는 등 '언론과의 일전'을 벼르는 모습도 보였다.
quinte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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