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떨어진 송당리사무소 부근으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여름철 유독 기온이 치솟아 주변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는 제주 김녕의 기상관측장비를 이전한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부근에 있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를 남쪽으로 6.4㎞ 정도 떨어진 송당으로 옮긴다고 18일 밝혔다.
기상청은 관측환경을 최적화하고, 몰려있는 관측지점을 적절히 분산하기 위해 위치를 옮긴다고 설명했다.
김녕 지점은 한여름 기온이 치솟아 인근 다른 지점이나 도내 기상관서와 큰 기온차를 보여왔다.
지난 17일에는 낮 최고 37.4도를 기록, 대구나 서울 등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이 기록됐다. 같은 날 해안 부근에 있는 도내 기상관서 4개 지점은 낮 최고기온이 29∼30도에 그쳤으며, 김녕과 같은 동부 지역에 속한 구좌가 33.3도 정도였다.
김녕의 기온이 높게 나타나면서 제주도 동부에는 지난 15일부터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일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그러나 동부 지역에서 김녕 외에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곳은 올여름 들어 한 곳도 없었다.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7월 24∼25일에는 김녕 지점에서 낮 최고 38.6도가 기록됐다. 동부의 인근 지점 낮 최고기온이 32∼33도에 그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김녕의 기온이 치솟는 이유에 대해 기상청은 "바다와 떨어져 있어서 바닷바람 영향을 받지 못하는 데다가 분지 지형이라서 여름철 기온이 치솟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측장비 설치 기준상 문제가 없으며, 장비 고장도 아니라고 해명해왔다.
송문호 제주지방기상청 관측과장은 "기상학적으로도 측정이 불합리한 부분이 있고 주변에 월정, 구좌 등 관측지점이 몰려있어서 옮기려는 것"이라며 "늦어도 8월 중에는 이전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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