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평균 수입량으로 쿼터 제한…초과량엔 25% '관세폭탄'
한국, EU에 3조3천억원 수출…외교부 "자유무역에 부정적 영향 우려"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조준형 기자 = 유럽연합(EU)은 오는 19일부터 23개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잠정적으로 발동한다고 18일 밝혔다.
EU는 이날 관보를 통해 미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이후 그동안 미국으로 수출돼 오던 제품들이 EU 시장으로 몰려들어 EU 업계에 피해를 줄 수 있어 EU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제품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경우, 수입국이 수입량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높여 수입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말한다.
EU는 지난 3월 26일부터 EU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세이프 가드 발동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통상적으로 세이프가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9개월간 조사를 벌이게 되지만 이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있을 경우엔 최대 200일 전부터 세이프가드를 잠정 발효할 수 있다.
EU는 23개 철강 제품군에 대해 지난 3년간의 수입규모를 고려해 수입 쿼터량을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품에 대해선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는 당초 28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으며 수입증가가 없었다고 판단한 5개를 제외한 23개 품목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6일 EU로 수입되는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이달 중 발효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U 집행위는 또 철강 세이프가드 잠정 발효와 함께 EU로 수입되는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위해 감시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세이프가드 대상으로 결정된 23개 철강제품에 대한 한국의 대EU 수출 규모는 330만2천t으로, 금액으로는 29억 달러(약 3조2천800억 원)에 달한다.외교부는 "EU의 세이프가드 조사는 하반기에도 계속되며, 9월 공청회를 거쳐 연말께 최종 조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외교부는 EU의 잠정조치가 한-EU 간 호혜적인 교역과 세계적 자유ㆍ다자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미국의 철강 232조 관세 부과로 촉발된 보호주의 조치의 세계적 확장 및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EU 회원국 등에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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