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스마트폰 비용증가' 관측도…EU "구글이 경쟁기회 박탈"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거대 IT 기업 구글에 역대 최대 규모인 43억4천만 유로(5조7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그것(EU 과징금)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무너지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50개의 앱(app)을 스스로 깔아야 할 것이며, 미리 설치된 앱은 손쉽게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차이 CEO의 반응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크롬·맵 등 구글 앱을 깔도록 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을 제한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한 EU의 결정을 반박한 것이다.
피차이는 EU의 과징금 부과로 그동안 기본 앱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번성한 안드로이드 비즈니스 모델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가 우리 앱을 포함하지 않으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며 이처럼 주장했다.
피차이 CEO는 지금까지는 구글이 기본 앱을 제공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에 어떤 비용도 물리지 않았다면서 반독점 과징금 결정이 결국 이런 오픈 생태계를 파괴하고 전매상품만 팔도록 강제하는 역효과를 낳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 버지는 피차이의 주장대로라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가 추가로 물어야 할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EU의 과징금 이후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별도의 특허비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 또한 그동안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써온 소비자들에게 비용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대로, 구글이 크롬·맵 등 자사 앱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번들(묶음)'로 묶어 필수로 설치해야 할 기본 앱으로 만들어 놓음으로써 자사 모바일 수입의 절반 이상을 손쉽게 벌어왔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앞서 EU는 이날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OS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EU의 경쟁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며 43억4천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EU가 지난해 6월 구글이 온라인 검색 때 자사 사이트가 우선 검색되도록 했다면서 부과한 24억 유로를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EU는 "구글의 행위는 경쟁업체들이 혁신하고 경쟁할 기회를 박탈한 것으로, 구글은 유럽 소비자들이 모바일 영역에서 효과적인 경쟁을 통한 혜택을 누리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