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정보당국 문서 입수…FBI "反아파르트헤이트는 공산당 음모"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 정보당국이 과거 냉전시대는 물론 그 이후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영웅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물로 간주해 감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시민단체 '국민의 재산'이 수년간의 정보 공개 소송을 통해 이런 내용이 포함된 수천 쪽의 미 정보당국 문서를 입수해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단체의 라이언 셔피로 대표는 "이들 문서를 보면 미 연방수사국(FDI)이 1950∼1960년대 마틴 루서 킹 목사(흑인 인권 운동가)와 시민 권익운동을 조사한 것처럼 미국과 남아공 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반대 운동을 미국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공산당의 음모로 보고 공격적으로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상가상으로 이들 문서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선 미국의 무역 제재 이후는 물론 전세계의 축하를 받은 만델라의 석방과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에도 FBI가 만델라와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운동에 대해 잘못된 방향으로 공산당 위협과 연관지어 조사를 계속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남아공 민주화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는 만델라 전 대통령이 냉전시대 미국 안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는 의심을 받았고 2008년까지 미국의 테러 감시명단에 올라있었다는 것이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그는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이끌며 투쟁하다 1963년부터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그는 1993년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남아공의 마지막 백인 대통령인 F.W. 데 클레르크 대통령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어 1994년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를 거쳐 첫 흑인 대통령이 됐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2013년 12월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지금도 집권 여당인 ANC는 남아공공산당(SACP)과 연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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