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이슬람 자치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50년가량 이어진 정부군과 이슬람 반군의 내전이 공식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필리핀 상하원 합동회의는 전날 민다나오 섬에 '방사모로 자치정부'를 세우기 위한 기본법 수정안을 공식 승인했다.
양원이 각각 통과시킨 기본법에서 이견을 없앤 수정안에 따르면 방사모로 기본법이 발효되면 민다나오 섬에 입법, 행정, 재정권 등을 갖는 이슬람 자치정부가 들어선다.
국방, 외교, 통화 정책 등은 종전대로 중앙정부가 관할한다.
상하원이 오는 23일 각각 수정안을 처리하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서명하면 입법 절차가 모두 끝난다.
필리핀 정부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이 2014년 3월 평화협정을 체결한 지 4년여 만이다.
정부군과 MILF가 50년 가까이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 양측 병력과 주민 등 12만 명 이상이 숨졌고, 2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주해야 했다.
방사모로 기본법 수정안 처리에 대해 가잘리 자파르 MILF 부의장은 성명에서 "상하 양원이 우리의 우려를 존중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두테르테 행정부는 방사모로 자치정부가 들어서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세력 확장을 막고 평화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