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결심서 이영학 "나는 역겨운 쓰레기…사형수로 반성하며 살겠다"
검찰은 1심대로 사형 구형…다음 달 23일 선고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고동욱 기자 = 딸의 동창인 중학생을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측이 "사형 선고는 공권력의 복수"라며 유기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19일 서울고법 형사9부(김우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의 형량이 무겁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내가 받아줬던 변태적 성욕이 해소되지 않자 피해자를 희생양 삼아 참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은 변명하기 어려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살해 이후 시신 은닉 과정에서도 고인을 모욕하는 행위라거나 시신에 변형을 가하는 등의 행위는 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회 규범을 무시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법질서를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교정 가능성과 개선의 여지가 있는 만큼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사형은 정당화가 안 된다"고 감형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딸 친구인 어린 여중생을 상대로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 딸까지 끌어들여 많은 사람의 공분을 산 점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그런 공분이 크다고 해서 그만큼 되받아치는 건 형벌이 아니다. 그건 공권력의 복수"라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이씨는 그러나 "약하고 여린 학생을 잔인하게 해하고도 마지막까지 역겨운 쓰레기가 아닌 피해자로 거짓 치장하려 해서 죄송하다"며 "사형수로 반성하며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범행을 도왔다가 함께 기소된 딸(15)에 대해선 "아비가 만든 지옥과 구렁텅이에서 살게 됐다"며 "모두 제 잘못이니 딸은 부디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1심처럼 사형을 구형하며 이씨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씨의 딸에 대해서도 1심처럼 장기 7년에 단기 4년형을 구형했다. 소년법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두는 부정기형을 선고하며,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에 따라 조기 출소할 수 있다. 이씨의 딸은 1심에서 장기 6년에 단기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씨 딸은 "피해자 부모와 피해자에게 너무 죄송하다. 앞으로는 이런 실수나 행동을 하지 않고 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씨와 딸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3일 오후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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