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보유자 '풋옵션'까지 밀려들면 부채위기 방아쇠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올해 중국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가 9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보고서에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채권액이 4조3천억위안(약 718조4천억원)으로 작년의 4조6천억위안보다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S&P는 만기 전 채무자에게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 옵션'이 부여된 채권까지 고려하면 올해 실제로 만기가 도래할 수 있는 채권액은 최대 5조3천억위안(약 885조5천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풋 옵션'이 대거 행사되면 이를 예상치 못한 채무자들이 갑작스럽게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을 가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P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는 민간 기업들이 디폴트 증가에 주된 책임이 있었다면 향후 몇 달 동안은 많은 국유기업이 금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채무 위기 우려 속에서도 중국에서 심각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으나, 채권자들의 풋옵션 행사가 늘면 (채무 위기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1조2천억위안(약 200조5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영구채도 채권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구채는 정해진 만기 없이 채권자에게 이자만 지급하는 채권으로서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질을 띤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발행자가 특정 시기를 정해 매수할 수 있는 '콜 옵션'을 부여해 대부분 투자자는 중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보고서는 "대부분 투자자는 발행사들이 영구채를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채무자들의 유동성 상황이 취약하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시장 신뢰에 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