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불량·냉각수 오염 등 공통현상…21일 연대집회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벤츠트럭에 이어 만트럭, 볼보트럭 등 다른 수입트럭 차주들로도 차량 결함을 주장하는 집단소송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차량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으로 지적되는 하자들이 있고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총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TGS, TGM 등 만트럭 차량을 소유한 72명의 차주는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상대로 오는 23일 수원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로 했다.
차주들은 소장에서 "만트럭에 안전과 관련된 여러 하자가 있으며, 수차례 수리와 부품 교환을 했음에도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자 관련 수리 기간이 길어 트럭을 운행할 수 없는 날이 많아 운휴로 인한 금전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차량 환불액 중 일부인 각 500만원 배상을 요구했다.
만트럭 차주들은 앞서 집단소송을 제기한 벤츠트럭 차주들과 유사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먼저 핸들(운전대) 조향 장치에 하자가 있어 핸들을 틀어도 운전자가 의도한 방향대로 트럭이 진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풋브레이크(브레이크 페달)와 함께 트럭의 제동을 담당하는 장치인 워터리타더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터리타더가 오일로 작동하던 기존 방식에서 냉각수로 작동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나서부터 트럭 엔진에 녹이 생기고 녹가루가 떨어져나와 어려 부품이 고장 났다는 것이다.
이 밖에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변속기어가 주행모드에서 중립(N)모드로 자동으로 바뀌거나, 지속적인 진동과 충돌로 냉각수 호스에 구멍이 생긴다는 내용도 소장에 적시했다.
이에 대해 만트럭버스코리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교통안전공단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조사 중이고, 회사 자체적으로도 외부 기관에 맡겨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보트럭 차주 80여명도 핸들 조향 작동이 잘 안 되거나 변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의 차량 하자를 주장하며 비슷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볼보트럭은 차량의 노면 충격 흡수가 원활하지 않아 운전석 쪽에 금이 가는 현상도 일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승용차와 달리 트럭 운전자들은 차량에 문제가 있어도 바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다"면서 "생계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제조사와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벤츠·만·볼보 트럭 차주 200여명은 오는 21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정문 앞에서 차량 결함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연대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공동결의문에서 "세 업체가 결함 많은 차량을 판매해 차주들의 생계에 타격을 주고 시민들을 대형사고의 위험에 내몰고 있다"며 "정부는 이들 차량의 결함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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