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마린온' 추락사고로 '수리온' 수출도 적신호

입력 2018-07-19 19:06  

해병대 '마린온' 추락사고로 '수리온' 수출도 적신호
수리온 구매 검토하던 필리핀 정부, KAI에 사고원인 질의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해병대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 추락사고로 마린온의 원형인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 수출 전선에도 적신호가 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9일 "지난달 초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 이후 수리온에 관심을 보이던 필리핀이 이번 마린온 추락사고와 관련해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사고원인에 대한 질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KAI는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으로 결과가 나오면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용산 국방부 청사를 방문했을 때 수리온 조종석에 탑승해 시동을 걸어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고, 이후 필리핀 정부와 KAI 사이에 수리온 수출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리온을 상륙기동헬기로 개조한 마린온이 지난 17일 시험비행 중 메인로터(주회전날개)가 분리되면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필리핀 정부는 사고 원인이 밝혀진 뒤에나 구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이 수리온 구매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섬에 따라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와 중남미 지역에서 판로를 개척한다는 KAI의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리온은 육군에서 90여대를 운용하고 있고 개조형 헬기가 해병대와 경찰청, 산림청, 소방방재청 등에 납품됐지만, 아직 외국으로 수출된 적은 없다.
현재 육군과 해병대는 물론 경찰청, 산림청, 소방방재청도 수리온 혹은 개조형의 운행을 마린온 추락사고의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중단한 상태다.
마린온 추락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 헬기가 이륙 후 4~5초 만에 주회전날개가 분리됐다는 점에서 기체결함 혹은 정비불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해병대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 헬기가 2012년 말 전력화된 이후 여러 유형의 사고와 결함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주회전날개가 통째로 떨어져 나간 사례는 없었다"면서 "기본설계 결함이나 기체 및 장비결함 등을 집중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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