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7 패배로 끝난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로선 5회초 공격이 가장 아쉬웠다.
롯데는 0-2로 뒤진 5회초 선두타자 앤디 번즈의 좌중간 2루타와 후속 타자 한동희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타석에는 앞서 3회초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안타성 타구를 날린 9번 안중열이 들어섰다.
조원우 롯데 감독의 선택은 보내기 번트였다.
하지만 안중열의 번트 타구를 3루수 허경민이 빠르게 돌진해 건져낸 뒤 2루에서 선행 주자를 잡아내면서 롯데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의미 없이 버리고 말았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전준우가 중견수 뜬공, 정훈이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면서 롯데는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그나마 선발 김원중의 7이닝 3실점 호투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승부는 8회말 롯데 불펜진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롯데의 완패로 끝이 났다.
자기를 희생하고 선행 주자가 진루하도록 돕는 보내기 번트에 대한 논란은 야구계의 오랜 갑론을박 주제였다.
일각에선 아웃카운트를 하나 버리고 나머지 두 아웃카운트에서 득점을 노리는 것이 확률상 바보 같은 짓이라며 극단적으로 비난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약팀이 강팀을 꺾기 위해서는 짜내기를 해서라도 점수를 뽑아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야구에서 다른 모든 작전과 마찬가지로 보내기 번트도 결과론적일 때가 많다.
보내기 번트는 성공했을 때 매력적인 작전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 패착이 되기도 한다.
롯데의 5회초 상황만 되짚어보면 보내기 번트에 성공한 뒤 그것이 득점으로 이어졌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게다가 9번 타자였고, 주자가 발이 느린 한동희라는 점을 고려하면 병살의 위험성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롯데의 팀 상황과 팀 전력을 먼저 살펴봤어야 한다.
롯데는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5.39로 리그에서 9위다. 롯데보다 안 좋은 팀은 최하위인 NC 다이노스(5.69)뿐이다.
롯데는 두산과 후반기 첫 3연전 첫 두 경기에서 필승조인 오현택을 이틀 연속 승부처에서 썼다. 좌완 이명우는 이날까지 세 경기 연속 던졌다.
그만큼 조원우 감독이 믿는 불펜 투수가 적다는 뜻이다. 가장 믿는 오현택은 이틀 연속 투입해 이날은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불펜진이 상대적으로 허약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적다면 오히려 5회초와 같이 흐름을 탔을 때 강공으로 갔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경기였다.
롯데의 올 시즌 보내기 번트는 34개로 리그에서 4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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