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업계에 브렉시트 철저 대비 촉구…'노 딜' 현실화?

입력 2018-07-20 01:02  

EU, 회원국·업계에 브렉시트 철저 대비 촉구…'노 딜' 현실화?
"아무런 합의없이 영국 EU 탈퇴하는 '노 딜 시나리오'도 대비"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영국 간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EU는 19일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과 업계, 관련 기구에 브렉시트가 현실이 될 경우 파장에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EU는 영국이 내년 3월 30일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시나리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빈틈없는 대비를 강조했다.EU 집행위는 이날 브렉시트 대비에 관한 발표문을 내고 "영국은 내년 3월 30일 EU를 탈퇴해 제3국이 된다"면서 "영국의 EU 탈퇴는 협상이 타결되든 아니든, 업계의 새로운 공급라인 확보와 같은 문제점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U의 이 같은 '경고'는 영국의 새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인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이 EU 측 카운터파트인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를 만나기 위해 브뤼셀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양측은 그동안 브렉시트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접촉을 가져왔지만,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에 대해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과 브렉시트 협상을 총괄해온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이 불만을 제기한 뒤 잇따라 사임하기도 했다.
또 그 여파로 메이 총리의 보수당 내부에서는 정치적 혼란이 일어나 향후 브렉시트 협상의 진전 및 타결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집행위는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해 영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으로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 시나리오'를 비롯해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책임도 떠안고 있다.
집행위는 특히 영국이 내년 3월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EU와 영국은 즉각 관세부여 등 국경을 통제하게 되며, 그럴 경우 양측간 국경 통과에 오랜 시간이 지연되고 자동차 제조업체의 경우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에서 발행된 상품 라이선스나 서비스 인정서 등의 유효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EU 역내에서만 주로 거래를 해온 중소기업들에 엄청난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행위는 "모든 당사자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 자신들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U와 영국이 내년 3월 30일 이전에 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타결하고 협정을 비준하면 이른바 전환 기간인 오는 2021년 1월 1일 이전까지 21개월간은 EU법이 적용된다.
하지만 양측이 내년 3월 30일 이전에 영국의 EU 탈퇴 협정을 비준하지 못하면 21개월간의 전환 기간도 없어지고 EU법도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 상황이 돼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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