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선 30여명 사망·1만여명 병원 이송…캐나다도 사망자 89명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폭염이 전 세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와 이웃인 일본은 당분간 불볕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평소 무더위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북유럽 국가에서도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계속된 불볕더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는 옆 나라 일본이다.
일본은 불볕더위가 이어지며 지난 18일 낮 최고 기온이 5년 만에 40℃를 넘겼다.
일본 기상청 등에 따르면 기후(岐阜)현 다지미(多治見)시에선 이날 오후 기온이 40.7도, 기후현 미노(美濃)시에선 40.6도까지 올랐다.
일본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선 것은 2013년 8월 13일 고치(高知)현 시만토(四万十)시 니시토사(西土佐) 지역에서 40도가 관측된 이후 처음이다.
낮 최고 기온도 나날이 높아지며 지난 15일 기후현 이비가와초(揖斐川町)에선 낮 최고 기온이 38.8도를 찍었으며 이튿날에는 39.3도로 더 높아졌다.
덩달아 열사병과 일사병 등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8일 폭염으로 10명 이상이 목숨을 잃으며 지난 9일 이후 집계된 온열 질환 사망자 수가 30명을 넘어섰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또 지난 9~15일 온열 질환으로 병원에 응급 이송된 사람은 9천956명이며 특히 65세 이상이 전체의 절반인 4천593명을 차지하는 등 노약자의 피해가 크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도 기록적인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요 지역은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잇달아 경신했으며 당분간 이같은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로스앤젤레스 시내 최고 기온은 42.2℃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36.6℃에 비해 5℃ 이상 높은 편이다.
UCLA의 데이비드 닐린 교수는 "20년 전 집을 사서 수리했을 때만 해도 다들 에어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반대를 무릅쓰고 설치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도 폭염이 덮쳐 관련 질환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1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퀘벡 주 보건당국은 지난 7일 기준으로 퀘벡주에서 폭염으로 사망한 주민이 89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이 지역에는 매일 최고 31.7~35.3℃의 고온이 이어지고 있으며 높은 습도까지 겹쳐 체감 온도는 45℃에 이른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서늘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유럽도 폭염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스웨덴에선 건조하고 무더운 날씨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일어났다.
18일 유럽연합(EU)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스웨덴에서만 60여 건의 화재가 확인됐다.
무더위 속에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이어지면서 발화가 쉽게 일어나서다.
그러나 기후 탓에 화재진압조차 여의치 않다. 스웨덴 소방당국은 서부 지역 알브달렌 숲에서 화재진압 활동을 하던 중 인근에 있는 포병대 훈련 장소에서 불볕더위로 포탄이 폭발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돼 화재진압을 중단해야 했다.
스웨덴 당국은 기온이 30℃를 넘어갈 것이라는 기상예보에 따라 앞으로의 화재 발생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도 앞으로 수 주 동안 북부 및 중부 유럽에서의 화재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에서도 폭염이 계속되자 보건당국은 지난 주말 8개 도시에 폭염 경보를 발령하고 야외활동 시 주의를 당부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면 폭염 피해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에너지기구'(Sustainable Energy for All·SE4ALL)는 냉각 장치가 없어 위험에 처한 인구가 11억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의 레이첼 카일 대표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고온의 기후 환경을 가진 52개국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환경이 매우 나쁜 사람만 꼽았을 때 11억명이며 또 다른 23억명도 크고 작은 냉방 관련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방글라데시,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수단 등 9개국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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