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오프닝 멘트, 반전 메시지 코미디 영화로 널리 알려져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작고한 미국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1960년대 베트남 전장의 미군 라디오 DJ로 나와 스타덤에 오른 반전 코미디 영화 '굿모닝 베트남'의 실제 모델인 에이드리언 크로나워가 79세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 트라우트빌에서 지내온 크로나워는 고령에 따른 질환으로 지역 요양시설에서 18일 숨졌다고 고인의 부인과 아들이 밝혔다.
크로나워는 미 공군 하사관으로 1965∼1966년 베트남에서 복무했다. 이 기간 그는 미군 라디오 쇼를 진행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전장의 아침을 '굿모닝 베트남!'이라는 인상적인 오프닝 멘트로 열면서 개성 넘치는 방송을 선보였다.
이 문구와 그의 복무담은 1987년 동명 영화의 소재로 사용돼 널리 알려졌다. 영화의 결정적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 'What A Wonderful World' 역시 귀를 사로잡았다.
'굿모닝 베트남'은 아카데미상을 받은 '플래툰'처럼 피가 흥건한 사실주의에 초점을 맞췄던 여타 베트남전 영화와는 사뭇 다른 내용을 선보인 첫 영화였다.
당시 군은 보수적인 라디오 방송을 원했다. 하지만 그는 상부 방침에 따른 칙칙하고 메마른 소식 대신 온건한 음악을 선보였다. 그는 1987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청취자들을 위해 일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크로나워는 이 영화를 사랑했지만, 상당 부분은 '할리우드식 가공의 얘기'라고 하기도 했다. 영화 속 DJ는 속사포로 떠들어대고 한가한 농담을 던지면서 관행을 따르지 않는 인물로 묘사됐다. 나머지 부분은 정말 잘 만든 대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과거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 대해 "코미디가 아니라 (쓴) 약 위에 올려놓은 설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크로나워는 1999년 인터뷰에서는 "로빈 윌리엄스가 영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난 인습타파자, 우상파괴자였다"면서도 "하지만 반전, 반체제를 주장한 건 아니다. 군대 내의 우둔함과 어리석음을 반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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