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점검 비행중 사고…추락전 3.3m 높이서 5분간 제자리비행"

입력 2018-07-20 17:51   수정 2018-07-20 18:17

"정비점검 비행중 사고…추락전 3.3m 높이서 5분간 제자리비행"

"10여m 상공서 추락 확인…마린온 사고헬기 6월 말부터 집중 정비"
해병대 "2016년 '슈퍼 푸마' 사고조사 참가 전문가 조사위 참여 고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17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는 사고 헬기가 진동 문제로 집중 정비를 받던 도중 정비 결과 점검을 위해 시험비행을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병대 고위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모든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진동이 있기 마련인데 (사고 헬기는) 6월 말부터 조금 심하게 (진동이) 느껴져 집중정비를 하던 상황이었다"며 "정비사들이 계측기를 장착한 가운데 지상정비 결과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행했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비 기간에 시험비행을 한 이유에 대해 "현장에선 이 정도 진동은 이륙해서 시험 비행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기준 이하로 진동을 경감시킨 후 시험비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CCTV) 영상을 봤을 때 10여m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사고 당일 오후 4시 35분 15초에 하버링(제자리 비행)을 시작해 4시 36분 15초에 3.3m까지 올라가서 거기서 4시 41분 15초에 하버링 상태에서 비행허가를 받고 4시 41분 38초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해병대가 추락사고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을 때는 약 30m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CCTV를 정밀 분석한 결과 10여m로 정정됐다. 또 당시 CCTV 영상에선 이륙 후 4~5초 뒤에 추락한 것으로 보였지만, 본격적인 이륙에 앞서 지상에서 1분간, 지상 3.3m 높이에서 5분간 하버링을 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해병대 관계자는 "CCTV 영상 공개 당시에는 약 5m 높이의 가림막 때문에 사고 헬기가 하버링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에 비행 기록을 통해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 전문가의 사고 조사위원회 참가를 고려하고 있다"며 "2016년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슈퍼 푸마' 추락) 사고 조사에 참여한 분의 (조사위) 참여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수리온(마린온의 원형) 헬기를 개발할 당시 기술제휴를 한 에어버스 헬리콥터가 제작한 슈퍼 푸마 헬기도 2016년 이번 마린온 추락사고와 유사한 형태의 사고를 낸 적이 있다. 당시 슈퍼 푸마 사고의 원인은 메인로터의 동력전달을 담당하는 기어박스(KGB) 내 기어 8개 중 1개가 피로균열로 파괴됐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4B5FEB2AD0001223D_P2.jpeg' id='PCM20180720010479365' title='마린온' caption='[연합뉴스TV 제공]' />
그는 사고 조사위에서 국방기술품질원 기술자들이 배제된 배경에 대해서는 "유족들이 배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마린온) 제작과 연관된 기관인데 자기들 유리하게 조사결과를 이끌지 않겠느냐는 지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헬기 추락사고 직후 초기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사고 당일 오후 4시 41분에 추락사고가 발생했고 6분 42초 후에 (해군 6전단)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해서 진화를 개시했다"며 "화재 진압은 (사고 발생 이후) 28분 42초 만에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1월 초 해병대에 납품된 사고 헬기 마린온 2호기와 같은 시기 납품된 마린온 1호기의 장비가동시간에 대해서는 "1호기는 175시간, 2호기는 152시간"이라며 "순수 비행시간이 아니라 장비가동시간"이라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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