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 남은 동체, 분리된 날개…뒤늦게 공개된 '마린온' 사고현장

입력 2018-07-20 18:30  

타고 남은 동체, 분리된 날개…뒤늦게 공개된 '마린온' 사고현장
30m 떨어진 곳에서만 촬영 허용…동체 뒤집혀 바퀴 하늘 바라봐
유족 "베테랑 조종사, 평소에도 꼼꼼해 조종 실수 있을 수 없다"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김준범 기자 = 20일 오후 경북 포항공항 헬기 활주로는 햇볕에 달궈진 상태여서 무척 뜨거웠다.
활주로 중간에는 지난 17일 오후 4시 45분께 시험비행 중 10여m 상공에서 추락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2호기 잔해가 보였다.
해병대는 포항공항이 군사보호시설인 만큼 사고현장을 취재진에게 공개하지 않다가 유족 의견을 받아들여 20여분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사고 조사를 벌이고 있고 군사시설이란 점을 고려해 현장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과 동영상 풀 기자단을 통해 회전날개만 근접 촬영할 수 있었다.
해병대 측은 사고현장을 검은색 차광막으로 가려 놓고 통제선을 쳐 놓았다.
이날 확인한 헬기는 추락하면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참혹한 상태였다.
동체는 뒤집혀 바퀴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회전날개가 동체와 분리되면서 추락하는 과정에서 뒤집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애초 4개가 달린 회전날개는 동체에서 남쪽으로 20m 떨어진 곳과 북쪽으로 20m 떨어진 곳에 놓여 있었다.
남쪽에 있는 회전날개는 3개가 붙어 있다. 북쪽에 있는 회전날개는 분리된 1개다.
양측 문도 동체에서 떨어져 나와 있고 타고 남은 재와 각종 파편이 동체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활주로 옆 풀밭에선 헬기 추락과 화재로 일부가 탄 흔적이 보였다.
육군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상륙기동헬기로 개조한 마린온은 올해 상반기 4대가 해병대에 납품됐다.
사고 헬기는 올해 1월에 납품된 마린온 2호기다.
유족들은 기체 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종사 고 김모 대령 부인은 "남편은 미국 파일럿스쿨에서 교육을 받은 베테랑 조종사이고 평소에도 꼼꼼해 조종실수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숨진 조카가 휴가가 나왔을 때 헬기 진동이 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헬기가 뜰 때 기어가 빠진 듯이 털털대는 소리가 계속 났다"고도 말했다.
해병대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sds123@yna.co.kr, psyk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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