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언론 "헬싱키 정상회담서 제안했다고 푸틴 대통령이 밝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헬싱키 미·러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분리주의 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문제를 주민투표 방식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전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재외 공관장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미·러 공식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공관장회의에 참석했던 복수의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돈바스 지역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고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주민투표를 해 현지 거주민들이 자기 지역의 지위에 관해 결정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푸틴에게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돈바스) 주민투표 문제를 다루지 말자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면서 "푸틴도 트럼프가 이 제안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이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으나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푸틴 대통령은 친러시아 반군의 분리주의 독립 무장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문제를 크림반도 방식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3월 친서방 노선을 채택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응징으로 그때까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자국으로 병합했다.
러시아 귀속 찬반을 묻는 크림 거주 주민들의 투표에서 96.7%가 귀속을 지지했음을 근거로 들었다.
러시아는 이후로도 줄곧 크림 의회가 개별 민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유엔 헌장에 따라 실시한 주민투표 결과로 크림반도가 러시아로 귀속됐으며 현지에 배치됐던 러시아 군인들은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안전만을 보장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자국 영토에 대한 강제 점령으로 규정하고 줄기차게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방도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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