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TV가 하루 24시간 중 20시간 동안 까맣게 꺼져있는 건 고객 라이프 스타일과 맞지 않죠"
지난 2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는 연구원들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TV 개발에 한창이었다.
이렇게 머리를 맞댄 결과 삼성이 해답으로 내놓은 제품이 '더 프레임'이었다.
더 프레임은 한 마디로 24시간 내내 유용한 TV다.
방송 콘텐츠를 보지 않을 때 TV를 검은색 빈 스크린으로 방치하지 말고, 명화를 띄운 '갤러리'나 주변 벽지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액자처럼 활용하자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TV 정강일 상품기획 담당은 "TV를 TV라 부르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 스크린'이라고 부르려면, 24시간 중 20시간은 블랙으로 꺼진 채 존재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시된 2018년형 '더 프레임'은 TV를 켰을 때는 4K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화질로 방송을 보여주고, 껐을 때는 전 세계 주요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띄우는 갤러리 역할을 한다.
더 프레임을 통해 띄울 수 있는 작품들은 단순히 '샘플'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아트 스토어'를 통해 유명 갤러리·작가들의 작품 총 8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가 설정한 주기에 맞춰서 작품이 자동으로 변경되기도 하고, 계절이나 주제에 맞춰 작품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기능도 눈에 띈다.
더 프레임의 스크린을 감싼 틀은 액자와 흡사하다. 집안 인테리어에 맞춰 밝고 어두운 색상의 나무재질의 프레임을 선택할 수 있고, 케이블·전선도 최소화했다.
다른 TV 제품에도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있다.
가령 2018년형 QLED TV에는 TV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날씨·뉴스 등 생활정보를 확인하거나 사진을 띄워 액자처럼 활용하는 '매직스크린' 기능을 탑재했다.
'라이프 스타일'과 함께 삼성전자 TV 개발 방향의 또 다른 키워드는 '대형'이다.
국내 시장에서 과거에는 대형 TV로 여겨졌던 50형 TV가 이제는 평균 사이즈가 됐다. 업계에선 올해 말 60형대 TV의 판매 수량이 50형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QLED TV'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형 TV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B2B(기업 간 거래)용으로 선보였던 마이크로LED TV '더 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년에는 첫 가정용 마이크로LED TV 브랜드 '더 월 럭셔리'를 내놓겠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유호선 자동화 기술 담당은 "주로 호텔·박물관·경기장 등이었던 대형 마이크로LED TV 제품의 타깃을 고급주택까지 넓혀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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