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4·3정신이 중심가치가 되고 제주가 선도적 역할해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 4·3으로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진혼제가 21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진혼제는 제례, 혼비무용단의 진혼무, 주제사, 진혼사, 추도사, 추모 시 낭독, 헌화와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제례는 초헌관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 아헌관 김필문 행방불명인유족협의 회장대행, 종헌관 김춘보 유족회 호남위원회 위원장이 집전했다.
김필문 행방불명인유족협의 회장대행은 주제사를 통해 "제주4·3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령님들은 불귀의 영혼이 돼 그 행방조차 알 수 없었다"며 "제주국제공항에서 희생자 유해발굴을 시작하기 위한 개토제가 봉행됐으며 이제 수십 년간 어두운 땅속에 묻혀 있던 유해들이 수습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양윤경 4·3유족회장은 "제주4·3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적 가치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4·3특별법 개정을 통한 수형인들의 명예회복을 이루고 더 나아가 제주4·3의 숭고한 가치를 승화시켜 정의로운 평화와 인권의 시대를 위한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아픔인 4·3을 화해와 상생으로 치유하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쌓아왔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시대적 과업에 4·3정신이 중심가치가 되고 제주가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혼제에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이석문 제주교육감,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제주시 을) 의원,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헌화와 분향하며 희생자 넋을 위로했다.
또 추모시 낭독과 추모곡 '잠들지 않은 남도' 제창이 이어졌다.
4·3평화공원에는 4·3 당시 도 내외 곳곳에서 유명을 달리해야 했던 행방불명인 3천896명의 개인 표석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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