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효심, 수비·공격 모두 완벽…스카우트하고 싶을 정도"
1991년 남북 단일팀 멤버 유순복 감독 지휘 4.25 체육단 소속
(대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득점 찬스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꽂는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력, 짧게 볼을 처리하는 능력 모두 완벽에 가까운 선수입니다. 스카우트하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납니다."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북 단일팀 멤버로 여자단체전 금메달 쾌거에 앞장섰던 왕년의 '탁구 여왕' 현정화(49) 렛츠런 감독은 코리아오픈 혼합복식에서 남북 단일팀 금메달을 합작한 북한의 차효심(24)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차효심은 21일 장우진(미래에셋대우)과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 콤비를 제치고 단일팀 금메달 사냥에 앞장섰다.
특히 왼손 셰이크핸드 공격형인 차효심은 안정된 리시브와 상대 남자 선수와 드라이브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공격력으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현정화 감독은 차효심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현 감독은 "차효심은 탁구 선수로서 갖춰야 감각을 거의 완벽하게 갖춘 선수"라면서 "우승해본 경험이 없어 큰 대회에서 결승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걱정했지만 주눅이 들지 않고 자기 임무를 100% 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혼합복식에서는 상대 남자 선수의 공을 처리하는 여자 선수의 역할이 중요한 데 잔 실수 없이 완벽하게 제 몫을 했다"면서 "북한 선수를 스카우트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꼭 잡고 싶은 선수"라고 강조했다.
현정화 감독은 차효심과 21일 대전시 초청 환영 만찬 때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특별한 인연에 깜짝 놀랐다.
현 감독과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때 남북 단일팀 멤버였던 유순복이 차효심의 현 소속팀인 4.25 체육단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순복은 지바 대회 때 여자단체전 결승에 출전해 중국의 '탁구마녀' 덩야핑을 잡아 남북 단일팀이 우승에 힘을 보탰다.
북한 엘리트 체육의 산실인 4.25 체육단 탁구팀에는 차효심 외에 2013년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금메달 콤비인 김혁봉, 김정도 소속돼 있다.
현 감독은 "(차)효심이가 (유)순복이 집에 갔는데, 1991년 단일팀 멤버들이 사인한 라켓이 있는 걸 보고 나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면서 "유순복은 나보다 나이가 어려 1년 늦게 주니어 대회에 데뷔했고,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였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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