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단기간 해결된 문제 아냐…트럼프 '인내심 부족'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재 북한과 진행 중인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군사옵션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의 우려섞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화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비핵화 협상과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천명하기는 했으나, 인내심이 부족하고 예측불가능한 성향을 고려할 때 북한과의 지난한 협상과정을 견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미국 국방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지낸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동서센터에서 한미언론교류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여놨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북한은 빨리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며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으로 돌아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국외교협회(CFR) 쉴라 스미스 선임연구원은 "북핵이 단기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완벽한 비핵화가 안 되더라도 북한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시키거나 북한 내 핵시설 사찰을 진행하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인내심이 없는 편이라 걱정스럽다"고 했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APCSS) 소속 제임스 미닉 대령은 "과거에는 북한이 미국을 실제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이런 위협을 앞으로 60년간 더 가져갈 수 있겠나. 도저히 이를 견딜 수 없으므로 어떤 방식으로는 위협을 없애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서센터의 데니 로이 선임연구원은 "현재 북미 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당장은 군사적 위협이 없지만, 혹시 몇 달 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잘 안된다며 포기하면 군사적 옵션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에 큰 양보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북한이 시간을 끌면 대화 프로세스가 끝난 것으로 보고 협상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상황은 조금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로이 연구원은 "미국은 자국 안보를 100% 수준으로 유지하길 원하기 때문에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견딜 수 없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미국의 완벽한 안보를 방해하는 요소"라며 "군사옵션 가능성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면 낮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높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동서센터가 후원하는 한미언론교류 프로그램에는 6개 언론사 소속 기자 6명이 참가했으며,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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