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중미관계, 냉전상태로 이끄는 건 21세기 최대 범죄"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일로인 가운데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미국이 무역전쟁 책임을 중국을 비롯한 상대국에 떠넘기는 행위는 '도둑 심보'와 같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3일 논평에서 "미국은 자신들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항해 보복 관세를 매긴 무역 상대국을 되레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면서 "이 같은 미국의 책임전가 행위는 '도둑 심보'와 같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이 국가안전을 위해 무역전쟁을 도발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철강·알루미늄은 절대다수가 민간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라며 "철강·알루미늄 수입이 국가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면 이 세상에 국가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제품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이어 "국가별 차등을 두는 미국의 관세부과는 이중잣대이자 WTO의 최혜국대우 원칙 위배"라며 "상대국의 보복조치는 WTO 기본 원칙과 다자무역체제 수호를 위해 필요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중미관계를 냉전으로 이끄는 것은 21세기 최대 범죄라며 미국을 직격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이 미국의 지위를 훼손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고 미국이 주장하지만, 여기서 거론하는 '중국'의 실체는 없다"면서 "중국 당국은 단 한 번도 이러한 목표를 세운 적이 없고, 중국 민간에서도 미국을 적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주류 의견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사회는 미국이 중국을 향해 무역전쟁을 도발해도 국제관례에 따라 대응하면서 무역마찰이 다른 영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중미 간 많은 문제가 있지만, 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중국의 장기적인 염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미관계는 확실히 복잡하고,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곤란한 상황"이라며 "중미관계를 냉전으로 이끈다면 이는 21세기 최대 범죄가 될 것이기 때문에 중미와 국제사회가 이런 범죄를 막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