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대위 "방만 경영 수사, 여수시 감독 방치" 주장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의 종합병원인 여수성심병원이 경영난을 이유로 23일 휴원에 들어갔다.
여수성심병원은 이날 병원 홈페이지에 휴업 안내 공지를 띄워 "30년 동안 지역민과 함께해 왔던 성심병원이 23일부터 잠시 동안 휴업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1984년 9월 150병상 규모로 출발한 여수성심병원은 295병상 규모로 2009년에는 공립여수노인전문요양병원을 여는 등 규모를 키웠다.
여수지역의 대표 종합병원으로 그 역할을 담당했던 여수성심병원은 올해 초부터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의료진 등 직원들이 이직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매출액이 매달 5억원 이상 감소했고 의료진 이직으로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경영난이 지속하자 지난 11일 휴원을 결정하고 입원 환자에게 다른 병원으로 옮기도록 공지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부적으로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아 직원들이 이직하면서 사실상 종합병원을 운영하기 힘들어 급작스럽게 휴원을 결정하게 됐다"며 "환자에게도 휴원 계획을 알렸고 다른 병원으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휴업 결정전 180명이 근무했으나 이후 70명이 사직서를 냈다"며 "이사장이 사재를 출연해 밀린 임금을 처리하는 등 병원 정상화를 위한 후속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수성심병원의 휴원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보훈대상자 등으로 구성된 여수성심병원 정상화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이날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원 월급을 못 줄 정도로 방만 경영을 일삼은 재단에 대해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이 병원을 운영하는 서구의료재단은 여수시장에게 신고도 하지 않고 진료를 중단해 신장 투석 중인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수많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감독해야 할 여수시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직원에게는 월급도 주지 못한 병원이 이사장 가족에게는 위장 근무로 해마다 3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며 "공익목적의 비영리의료재단의 수익금이 어디에 흘러갔는데 병원 운영 전반에 걸쳐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여수에는 490병상 규모의 여수 제일병원과 여천 전남병원(290병상), 여수 전남병원(290병상) 등 종합병원이 3곳이 있다.
입원 환자 52명은 다른 종합병원에 분산 입원했으며 신장 투석을 받던 55명도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병원 측에서 공식적으로 시에 휴원을 신고하면 법에 따라 이사회 결의서 등 관련 서류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진료 기록부 사본 발급 등 시민의 불편이 없도록 행정지도하겠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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