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협상 권하는 트럼프에게 "당신 책 읽었는데 우선 보복하라면서?"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쓴) '협상의 기술'을 읽고서 알게 된 건데, 우선 보복을 해야 협상에서 지렛대를 가질 수 있다면서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전쟁에 언급, EU가 미국과 싸우려 들지 말고 협상하도록 EU를 설득하라고 말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협박때문에 협상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미소와 함께 이같이 응수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23일 전했다.
악시오스는 두 정상간 대화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다른 많은 외국 지도자들처럼 마크롱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하는 유일한 언어는 노골적인 거래 용어와 거리낌 없는 힘의 투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식 예측 가능한 협상술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법을 습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생생한 사례가 이 트럼프-마크롱 정상회담이라는 것이다.
세게 나오는 상대를 존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이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가장 잘 흡수한 나라는 "휴전 생각 없이 무역전쟁에 나선" 중국이라고 악시오스는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무기로 위협하고 있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복 준비를 충분히 갖추고 미국보다 오래 지탱할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험스러운 게임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식 게임을 하는 시 주석이 유리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갖지 못한 무기를 가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 대통령"이라고 부러워 한 시 주석은 권위주의 정치체제 덕분에 의회와 선거 같은 성가신 장애물들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무역전쟁으로 두 나라 경제 모두 심한 피해를 보겠지만, 중국의 "국영" 정부는 미국의 자본주의 정부보다 인위적인 경제 부양 수단이 더 많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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