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최대전력수요 역대 최고…"재난급 폭염에 휴가철 앞둔 조업 집중 탓"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계속되는 폭염에 23일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력예비율이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밑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24일 최대전력수요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올여름 처음으로 기업들에 수요감축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오후 4∼5시 순간전력수요 평균) 전력수요가 9천70만kW를 기록했다. 기존 역대 최고치인 올해 2월 6일의 8천824만kW를 넘었다.
산업부는 최대전력수요 증가에 대해 "재난 수준의 폭염이 누적되고,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막바지 조업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여름에는 기온 1도(℃) 상승 시 전력수요가 평균 80만kW 증가한다.
이날 최고기온 예측치가 전날 전망한 32.1도보다 2.2도 상승하면서 전력수요가 약 175만kW 증가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여유 전력을 뜻하는 예비력은 760만kW, 전력예비율은 8.4%로 집계됐다.
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 23일 9.6% 이후 23개월 만이다. 2016년 8월 22일의 8.0% 이래로 가장 낮았다.
예비력이 5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는 전력수급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가정과 기업에 절전 참여를 호소하게 된다.
위기경보 발령까지는 아직 예비력에 여유가 있지만, 이날 최대전력수요는 정부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앞서 산업부는 이번 주 최대전력수요가 8천830만kW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지만 전력 예비력 1천만kW 이상, 전력예비율 11% 이상을 유지해 전력수급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산업부는 24일 최대전력수요에 대해 "오늘(23일)과 유사하거나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요감축요청(DR) 시행 여부에 대해 전력수급 여건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기업들의 조업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R은 사전에 전력거래소와 계약한 기업이 피크 시간에 전기 사용을 줄이면 정부가 보상하는 수요관리 정책이다.
DR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감축 요청에 응하면 최대 약 400만kW의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산업부는 파악하고 있다.
2014년에 도입된 DR은 작년 여름에도 두 차례 발령됐지만, 정부가 전력 부족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 떠넘긴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루 전에 예고하고, 예비력이 1천만kW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전력수요가 8천830만kW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에만 시행하기로 했다.
전력거래소는 이에 따라 대상 기업들에 24일 DR을 발령할 수도 있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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