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코스닥시장이 23일 4% 넘게 떨어지며 '블랙먼데이' 상황을 연출했다. 바이오주와 함께 코스닥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정보기술(IT)주가 실적 불안감에 휩싸인 게 시장의 공포감을 촉발했다는 게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6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는 등 취약해진 수급 구조가 낙폭을 한층 더 키웠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730~75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039490]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그간 네이처셀[007390] 사태 등으로 제약·바이오주가 취약했고 IT주가 상대적으로 잘 버텼는데 오늘 SK하이닉스 3분기 고점 논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IT주마저 무너져 지수가 급락했다"고 진단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오늘 코스닥지수 급락은 바이오와 IT 급락이 원인이며 특히 외국인의 SK하이닉스[000660] 매도가 코스닥 IT 기업들에 대한 동반 투매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분기 실적이 올해 2분기에 고점을 찍고 내년 2분기까지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D램 판매 가격 허락을 전망하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1만8천원에서 9만9천원으로 내렸다.
또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20조9천억원에서 19조원으로 14% 내리고 삼성전자[005930]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69조2천억원에서 63조5천억원으로 8% 낮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전망은 IT 비중이 큰 코스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일단 투자심리가 악화하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혐의, 네이처셀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바이오주에도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코스닥 대장주이자 바이오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10% 넘게 빠졌고 메디톡스[086900](-5.28%), 신라젠[215600](-13.27%), 셀트리온제약[068760](-10.88%), 코오롱티슈진(-6.60%) 등 바이오 종목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을 지탱하던 양대 축인 바이오주와 IT주가 동반 급락하자 코스닥지수는 결국 전날보다 4.38%나 내린 756.96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간 점도 투자심리를 한층 더 악화시켰다. 외국인이 올해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인 것은 지난 1월 29일~2월 5일 이후 처음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코스닥 투자를 패시브 형태로 많이 해 시총 상위종목의 주가가 많이 내렸다"며 "바이오주가 시총 상위에 집중돼있다 보니 하락할 때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750선 전후에서 지지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승 삼성증권[016360] 투자정보팀장은 "코스닥 750선 정도면 정부가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도입하면서 시장을 견인하기 전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라며 "이번 주에 변동성이 좀 더 있겠지만 730~750선 수준에서 바닥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준 센터장도 "추가 조정을 고려해도 750선 이하에서는 조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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