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카누단일팀 '여고생' 구령에 맞춰 금빛 레이스 펼친다

입력 2018-07-23 18:21  

남자카누단일팀 '여고생' 구령에 맞춰 금빛 레이스 펼친다
대구수성고 1학년 이현주, AG 남자 드래곤보트 단일팀 드러머 낙점
최대 20살 차이 나는 오빠들 이끌어…"부모님께 금메달 걸어드리고 싶다"



(충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단일팀을 꾸리는 카누 드래곤보트(용선) 남자 대표팀엔 여자 선수가 포함돼 있다.
북을 치며 선수들을 지휘하는 드러머, 이현주(16)가 그 주인공이다.
2002년생인 이현주는 대구 수성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여고생이다.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나이가 가장 적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현주는 무거운 책무를 맡았다.
그는 최대 20살 차이가 나는 남측 남자 선수들은 물론 북측 남자 선수들까지 이끌어야 한다.
23일 충청북도 충주 탄금호 경기장에서 만난 이현주는 '부담되지 않나'라는 질문에 특유의 신세대다운 말투로 "약간 걱정되지만, 부담은 안 된다"라며 배시시 웃었다.
그는 "북측 선수들과도 편하게 지내며 꼭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현주는 대구 고산중학교 재학 중 체험 학습을 하다 카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저변이 넓지 않은 한국 여자 카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약 우리나라의 미래로 떠올랐다.
올해 회장배 전국 카누대회 C1 200m와 500m에서 1위를 차지했고 대표 선발전 2위에 오르며 당당히 대표팀에 승선했다.
드래곤보트는 노를 젓는 패들러, 배의 방향을 잡는 키잡이, 드러머로 구성된다. 규정상 키잡이와 드러머의 성별 제한은 없다.
드러머의 경우 몸무게가 덜 나가는 여자 선수가 맡는 경우가 많다.
이현주는 특유의 정교함과 경기 이해력, 리더십을 앞세워 남자 대표팀의 드러머로 뽑혔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이현주는 남자 대표팀의 최선참 선수인 신동진(서산시청)과 20살 차이가 난다.
드러머는 패들러의 호흡과 리듬을 지휘하고 경기 중 부족한 부분을 지적도 해야하기에 처음엔 이현주에게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이현주는 금방 자신의 역할에 적응했다.


이현주는 "오빠들이 편하게 대하라고 해서 거리낌 없이 훈련하고 있다"면서 "북측 선수들이 합류해도 지금처럼 훈련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국제대회 경험이 없고, 북한 사람을 만난 적 없는 어린 선수지만 잘할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카누를 시작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꼭 금메달을 획득해 부모님과 오빠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아시안게임 남북단일팀 드러머와 키잡이는 북측과 이견을 조율해 경기 출전 선수를 뽑아야 한다.
남측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이현주는 사상 첫 남북 용선 남자대표 단일팀 드러머로 활약하게 된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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