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 수장 교체 후 주가 급락

입력 2018-07-23 21:35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 수장 교체 후 주가 급락
이탈리아 각계, 투병 마르키온네 CEO 퇴장에 아쉬움 표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세계 7위 자동차제조업체인 이탈리아-미국 합작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주가가 수장 교체 후 첫 거래일인 23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에서 급락했다.
1899년 피아트를 창립한 이탈리아의 아넬리 가문이 경영권을 소유하고 있는 FCA와 계열사인 슈퍼카업체 페라리, 농기기 제작업체인 CNH는 이날 개장과 함께 최대 5% 넘게 주가가 빠지며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실감해야 했다.



FCA 주가는 개장 초반 4% 이상 떨어졌다가 이후 낙폭을 다소 만회하며 정오를 지난 시점 기준으로 3.3%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5.7% 급락한 페라리는 현재 4.5%의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FCA는 지난 21일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14년 동안 회사를 이끈 세르지오 마르키온네(66)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을 새 수장으로 '지프' 브랜드의 책임자 마이크 맨리(54)를 선임했다.
마르키온네 CEO는 지난 달 스위스의 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심각한 합병증으로 현재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코리에라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는 현재 취리히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CA와 함께 마르키온네가 CEO 겸 회장을 맡고 있는 페라리, CNH도 이날 별도의 이사회를 열어 페라리의 후원사인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의 CEO 루이스 카밀레리, FCA 그룹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상무이사인 수잔 헤이우드를 각각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마르키온네의 갑작스러운 퇴장에 이탈리아 각계에서는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이탈리아 최대 노동조합 CISL의 마를코 벤티볼리오 사무총장은 "우리는 특정 사안에서는 의견이 달랐지만,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을 하기보다는 공장 문을 닫는 것을 선호하는 다소 게으른 이탈리아에 함께 맞섰다"며 마르키오네의 회복을 기원했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그는 지난 14년 동안 이탈리아 경제의 위대한 주인공이었다"며 "그는 일자리를 창출했고, 피아트에 미래를 가져오는 불가능해 보이던 임무에 성공했다. 그에게 경의를 보낸다"고 말했다.



피아트 창립자인 잔니 아넬리의 손자이자 현재 FCA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존 엘칸은 "그는 최고의 CEO였고, 내게는 진정한 멘토이자, 동반자, 가까운 친구였다.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관습을 깨뜨리고, 관행을 넘어서는 용기를 가르쳐줬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뒤 14살에 캐나다로 건너간 이탈리아계 캐나다인인 마르키온네는 2004년 파산 위기에 몰린 피아트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비용절감, 대규모 감원 등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피아트의 회생을 이끌고, 2009년에는 파산한 미국 업체 크라이슬러와 합병을 성사시켜 FCA를 세계 7위의 자동차업체로 재도약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 아넬리 가문이 경영하는 FCA와 산하 회사의 가치는 60억 유로(약 8조원)에서 600억 유로(약 80조원)로 10배가량 뛴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유럽 사이의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유럽과 중국 등에서 연비 기준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카리스마 있는 운전자를 잃고 새 수장을 맞이한 것은 FCA의 운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마르키온네의 뒤를 잇게 된 맨리 신임 CEO는 지프 CEO 시절의 특기를 발휘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 강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로의 무게 중심 이동, 고급 브랜드인 알파 로메오와 마세라티의 수익성 강화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맨리 CEO는 2009년 이래 지프의 CEO를 맡아 10년 만에 글로벌 판매량을 4배 이상 늘리는 등 지프를 FCA의 주요 수익원으로 성장시킨 수완을 인정받아 FCA의 새 수장으로 낙점됐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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