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안전 우려 아크로폴리스 폐쇄…수십가구 대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기온 40도가 넘는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그리스 수도 아테네 외곽에서 산불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그리스 소방당국은 23일 오후(현지시간) 아테네 서부의 산악 지대에서 불이 나 수십 가구가 대피하고, 아테네와 코린트를 잇는 주요 고속도로가 봉쇄됐다고 밝혔다.
24일 아테네 동쪽 40㎞ 떨어진 라피나의 승용차 밑에서 3구의 불탄 시체가 발견됐고, 2명의 부상자는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숨졌다고 현지 공영 Ert 방송이 긴급구조대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테네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해변의 휴양도시 키네타에서 시작된 불길은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어 이미 여러 채의 주택을 집어삼켰다고 현지 SKAI 방송은 전했다.
현장에는 40대의 소방 차량, 여러 대의 소방 헬리콥터 등이 동원돼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불길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를 독려하고 있어, 현지 주민들이 자동차나 모터 자전거 등을 타고 황급히 마을을 떠나는 모습이 속속 목격되고 있다.
산불 발생 수 시간 만에 아테네 상공 역시 이미 검붉은 색 연기로 자욱하게 뒤덮였다.
그리스에서는 최근 40도가 넘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당국이 산불 발생 위험을 경고한데 이어 22일에는 아테네는 관광객 등의 열사병을 우려해 도시의 상징인 아크로폴리스를 폐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007년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 60여 명이 사망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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