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가 18세기에 카리브 해 연안서 침몰한 보물선 인양 작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카라콜 TV 등 현지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이날 수조 원대의 보물이 실린 것으로 추정되는 '산 호세' 범선을 인양하기 위해 민간업체와 체결하려던 특별 계약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산토스 대통령은 "보물선의 미래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이반 두케 차기 정권에 인양 작업을 이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케 대통령 당선인은 다음 달 7일 취임할 예정이다.
콜롬비아 정부가 인양하려는 산 호세 호는 스페인의 펠리페 5세 소유로 1천708년 6월 영국 해군과의 전투 도중 침몰했다. 당시 600명의 선원 중 소수만이 생존했다고 전해진다.
콜롬비아 카리브 해 영해에서 침몰한 산 호세 호에는 스페인이 식민지였던 페루와 볼리비아 등지의 광산에서 채굴한 각종 금과 은, 귀중품 등이 실려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가치를 현 시세로 환산하면 최소 10억 달러(약 1조1천335억 원)에서 최대 170억 달러(19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 호세 호는 '난파선들의 성배'라고 불린다.
그러나 2015년 범선의 좌초 지점이 발견된 이후 소유권과 인양방식 등을 놓고 콜롬비아 정부와 스페인, 콜롬비아 시민단체 등이 법적·외교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콜롬비아는 지난 2013년 자국 영해에서 침몰한 선박을 국가유산으로 규정한 바 있다. 콜롬비아 영해에는 최대 1천200척의 난파선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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