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대만은 미국에 지원 병력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23일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가 최근 수정한 대만해협 방어전략인 '구안(固安)계획'에 따르면 대만군은 펑후(澎湖), 진먼(金門), 마쭈(馬祖) 등 대만해협에서 양안 간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군에 파병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미국 측에 적군의 관련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군사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중국시보가 입수한 이 작전계획은 양안 관계가 냉각되고 군사적 대치상황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만의 독자작전 계획을 천명한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의 밀착을 통해 양안관계에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알려진 대만 정부의 계획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만 일각에서는 "중국과 군사 충돌 시 미국에서 한 명의 군인도 보내지 않는다는 뜻이냐"며 불안감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대만 정부는 '자주국방'을 강조하며 원칙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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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는 모두의 책임이지만 대만의 방어는 우리의 책임"이라면서 특정 상황에서 대처 방안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대만 국방부도 보도 자료를 통해 "중요 방위전력을 계속 강화해 적의 군사적 도발을 저지하고 국가의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안 간 무력충돌 시 미국의 대만 지원 및 파병 여부는 줄곧 대만 정치권의 민감한 사안이었다.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재임 당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대만을 위해 싸워줄 것을 영원히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국과 대만이 60여 년 만의 해빙기를 맞은 만큼 양안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전쟁은 필요가 없다는 것이 마 전 총통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앞서 차이 총통과 같은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은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미국과 군사 협력 및 합동 훈련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하는 등 미국의 지원을 둘러싼 대만 정부의 입장은 계속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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