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폭염 농산물 축제 직격탄…방문객·매출액 '뚝'

입력 2018-07-25 08:23  

용광로 폭염 농산물 축제 직격탄…방문객·매출액 '뚝'
포도·복숭아·마늘축제장 '썰렁', 천막 체험부스는 '찜통'
8월 축제도 비상…그늘막·선풍기 설치 등 대책 마련 분주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김형우 기자 = 충북 옥천은 국내 최대 시설포도 생산지다.
전체 포도밭 192㏊ 중 77.1%(148㏊)가 비닐하우스여서 노지보다 한 달 일찍 새콤달콤한 포도 맛을 볼 수 있다.

옥천군과 농민들은 포도 수확기에 맞춰 해마다 축제를 연다. 몇 해 전부터 수확기가 비슷한 복숭아를 포함한 '포도·복숭아 축제'로 규모를 키우면서 명실상부한 이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 20∼22일 열린 올해 축제는 최악의 폭염에 직격탄을 맞았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축제기간 내내 36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한낮 행사장은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든 불가마로 변했다.
주최 측이 부랴부랴 그늘막을 설치하고 살수차를 동원해 지상에서 뿜어나오는 열기를 식혔지만, 뙤약볕에 노출된 천막 체험부스 등은 일제히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이 때문에 사흘간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이 7만800명으로 전년(8만860명)보다 1만명 줄었다. 복숭아 출하 증가로 농산물 매출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5억원을 돌파한 게 그나마 위안이다.
옥천군 관계자는 "축제 이틀째인 21일은 낮 최고기온이 36.3도를 찍으면서 체험부스 온도가 50도 가까이 치솟았다"며 "방문객은 물론 진행요원 조차 자리를 피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열린 단양 마늘축제도 폭염 기세에 눌려 썰렁하게 끝났다.
단양군은 올해 이 행사에 1만5천명이 방문해 2억원 어치의 마늘을 구매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보다 방문객은 33.3%, 매출은 30% 가까이 줄어든 결과다.

단양군 관계자는 "하루 3천개씩 준비한 얼린 생수가 순식간에 동날 정도였다"며 "최악의 폭염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여서 흥행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단양군은 무더위를 피해 내년 행사일정을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폭염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내달 개최를 앞둔 영동 포도축제(8월 23∼26일)와 괴산 고추축제(8월 30일∼9월 2일)도 비상이다.
영동군은 메인 무대에서 열던 포도밟기 행사를 실내로 옮기고, 야외 부스에는 그늘막과 선풍기를 설치하는 등 폭염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영동축제관광재단 관계자는 "무더위에 대비해 행사장 통행로에 그물막을 설치하고, 체험부스도 가급적 그늘 안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괴산군은 25일 축제위원회를 열어 올해 고추 축제 일정과 폭염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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