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7/24/AKR20180724076900009_02_i.jpg)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바로크 시대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페테르 루벤스의 작품이 페이스북의 '누드 검열'에 걸려 벨기에 플랑드르가 지역 및 작가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급기야 플랑드르 관광청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항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400년 이상 미술관에 걸려 관람객을 맞이하는 루벤스의 작품이 새삼 온라인 검열에 걸린 것은 루벤스 그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풍만한 여성과 아기천사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 광고를 금지하는 정책을 갖고 있는데 예술적이거나 교육적인 경우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따라서 루벤스의 그림을 내건 플랑드르 지역 홍보는 페이스북에서 모두 걸러지게 된다.
심지어 루벤스의 명화 '십자가에서 내림'(Descent from the Cross)조차 예수가 천 조각만 걸쳤다는 이유로 검열 대상에 포함됐다.
![](http://img.yonhapnews.co.kr/photo/ap/2018/06/22/PAP20180622198201848_P2.jpg)
이에 플랑드르 지역 박물관과 관광청은 저커버그 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이 같은 회사 방침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가슴과 엉덩이는 물론 루벤스의 아기천사까지 모두 외설적으로 간주된다"며 "우리가 남몰래 웃고 있기는 하나 당신들의 문화 검열이 우리의 생활을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플랑드르 관광청은 역으로 페이스북의 검열 행태를 비꼬는 동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7/24/AKR20180724076900009_01_i.jpg)
영상은 앤트워프 '루벤스의 집'을 찾은 방문객이 루벤스의 그림을 관람하고 있으면 '누드 검열 경찰관'이 다가와 소셜미디어 계정이 있는지 물어보고, 계정이 있다고 답한 방문객에게는 "예술이라고 해도 누드를 봐서는 안된다"며 그림을 보지 못하게 가로막는다는 내용이다.
페테르 드빌드는 플랑드르 관광청장은 이 지역 출신 거장인 루벤스와 피테르 브뢰헬, 얀 반 에이크 홍보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나 "불행히도 우리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페이스북은 이 문제와 관련, 회화가 일반적인 게시물에선 금지되지 않으며 광고에만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최근 저커버그 CEO가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http://img.yonhapnews.co.kr/photo/etc/epa/2012/11/10/PEP20121110006901034_P2.jpg)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