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는 말도 사치" 경산 하양 주민들 '40도 폭염'과 사투

입력 2018-07-26 18:09   수정 2018-07-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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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는 말도 사치" 경산 하양 주민들 '40도 폭염'과 사투

인접한 영천 신령 이틀 만에 또 40.4도…거리·논밭 적막감

(경산·영천=연합뉴스) 김용민 김준범 기자 = 낮 최고 기온이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으로 40.5도까지 치솟은 26일 오후 경북 경산시 하양읍.



강한 햇살이 내리쬐는 거리에는 가끔 지나가는 차량 몇 대만 보일 뿐 오가는 주민 모습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예년부터 대구·경북지역 가운데도 유난히 더운 곳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 날은 이글거리는 태양이 유난히 강렬한 듯했다.
읍사무소 뒤 금락공원 산 중턱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관측 사상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공원 근처 시립도서관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더위도 피하고 공부도 할 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로 옆 어르신 쉼터에는 집에 냉방 장치가 여의치 않은 주민 몇 명이 모여 앉아 더위를 피하며 얘기꽃을 피웠다.
하양읍에서 자취한다는 대학생 박모(20·여)씨는 "바깥에 조금만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하고 뜨거운 공기로 인해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라며 "이제는 덥다는 말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75·여)씨는 "낮에는 도저히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이 곳에 온다"며 "오늘은 40도가 넘었다는데 집에 가서 어떻게 견뎌야 할 지 걱정이다"며 총총히 발걸음을 옮겼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양읍 자동기상관측장비는 읍사무소 옥상 콘크리트 바닥 위에 설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온도 측정값이 터무니없이 높게 나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읍사무소 관계자는 "콘크리트 열기로 온도가 높게 나온다고 말이 많았는데 산 중턱 공원 안으로 옮긴 뒤에도 40도를 넘는 걸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 더 더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산시 하양읍과 마찬가지로 인접한 영천시 신령면도 자동관측장비로 40.4도 라는 기록적인 기온을 나타냈다.
신령면 일대도 논밭은 물론 길을 오가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주민 김모(75)씨는 "마을에 에어컨이 있는 집이 거의 없어서 상당수 주민이 경로당이나 쉼터로 간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이러니 어떻게 살겠나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추, 과일 등 작물이 자라는 밭이나 과수원에도 낮에는 인적을 찾기 어렵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경산 하양과 영천 신령은 팔공산을 넘어온 고온건조한 바람이 부른 데다 분지 지형이어서 열기가 빠져나가기 힘들어서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경북에서는 이날까지 16일 연속 폭염특보가 내려져 25일에만 안동과 김천에서 고령의 주민 2명이 숨지는 등 온열질환 사망자와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가축, 농작물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농민들이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yongm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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