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쿠웨이트의 소셜미디어 스타가 필리핀 가사노동자들의 권익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받고 있다.
팔로워가 230만 명을 넘는 인스타그램 스타이자 화장 전문가(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손도스 알카탄이 필리핀인의 근로 여건을 개선한 자국 법률을 비판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카탄은 최근 온라인 영상을 통해 "자신의 여권을 직접 보관하는 하인을 어떻게 집에 두겠느냐? 더 나쁜 것은 그들(필리핀 가사 근로자들)이 매주 하루를 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탄은 또 "그들이 도망쳐 고국으로 돌아가면 누가 내게 비용을 환불해주느냐? 솔직히 나는 이 법을 찬성하지 않는다. 나는 필리핀 가정부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쿠웨이트가 지난 5월 도입한 필리핀 근로자 권익 보호 조치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필리핀 근로자에게 매주 휴일을 하루 보장하고 고용인이 이들의 여권을 압수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이 조치의 골자다.
문제가 된 알카탄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중동과 필리핀에서 알카탄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필리핀 이주민단체는 알카탄이 노예 주인과 같은 발언을 했다고 질타했다. 알카탄 후원사들에 후원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필리핀 근로자 보호 문제는 쿠웨이트와 필리핀의 외교갈등을 불러일으킨 필리핀 가사도우미 피살 사건을 계기로 불거졌다.
지난 2월 쿠웨이트의 한 아파트 냉동고에서 20대 필리핀 여성의 시신이 피살 1년 여 만에 발견됐다. 범인은 이 여성을 고용한 레바논-시리아인 부부였다.
이 사건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에 대한 학대 문제로 번졌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쿠웨이트에 근로자 신규 파견을 중단하고 27만6천 명으로 추정되는 현지 파견 근로자들의 귀국을 요청했다.
현지 필리핀 대사관 직원이 학대받는 자국 가사도우미 구출작전을 벌이자 쿠웨이트 정부가 반발해 필리핀 대사를 추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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