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서 민주노총 후보로 당선…지역 생활·노동현안에 앞장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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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지난 23일 영면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생전 마지막으로 준비했던 메시지는 삼성 백혈병 사망 사건 합의와 KTX 해고 승무원 복직에 대한 축하였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노 의원이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유서를 남긴 채 투신하면서 끝내 부치지 못한 편지로 남았다.
이처럼 '노동자·서민의 영원한 벗'이었던 노 의원의 역할은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20대 총선 당시 서울의 한 지역구와 성산구를 두고 고심하다 창원행 열차에 올라타 당선됐다.
노동자 밀집지역이자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의 지역구였던 성산구에서 제대로 된 진보정치를 펼쳐보겠다는 결심이었다.
이후 민주노총 후보로 선출되는 등 지역구 노동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한 것은 어찌 보면 정해진 수순이나 마찬가지였다.
의원 당선 뒤 행보도 지지자들이 평소 기대한 '정치인 노회찬'의 이미지와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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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직후 그는 서민을 위해 도시가스 요금 인하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토론회와 기자회견을 잇달아 개최하고 감사원 감사를 촉구하는 등 서울보다 더 부담이 크다는 창원 도시가스 요금 인하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덕분에 경남도가 창원 도시가스 요금을 3년 연속 내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쓰레기봉툿값 인하, 상·하수도 요금 인하, 무상급식 등 서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현안에 적극 개입하며 평소 바람이었던 '노동자와 서민이 행복한 세상'을 위해 노력했다.
또 민주노총 선출후보답게 조선업 불황 등 지역 노동현안에도 목소리를 내며 '노동자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다.
당선 뒤 첫 대중집회로 세계노동절 경남대회에 참석해 "호시절에는 단물 다 빼먹더니 어렵다면서 노동자한테 설거지나 시키고 있다"며 "야당과 힘을 합쳐 노동악법과 양대지침을 폐기하겠다"고 정부를 상대로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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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창원 산업단지를 방문해 의견을 청취하고 현대로템 등 지역 제조업체 노조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노동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적극 목소리를 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 STX조선해양 회생 등 지역 노동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앞장서 기자회견, 노조면담 등을 자청해 해법을 모색했다.
실제 이 시기 궐기대회 등 노동단체가 주도한 각종 행사나 집회에서 노 의원의 모습은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 시절엔 '홍준표 방지법'이라 불린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발의하거나 '홍 지사는 경남도민의 수치', '홍 지사를 수거해 가라'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며 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제 자신보다 진보정치 성공이 먼저였던 그의 공백을 채우는 일은 정의당이나 노동계는 물론 경남지역 전체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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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노 의원은 평소 소탈했던 성격만큼이나 지역 노동현안이나 생활정치에 관심이 많았고 그만큼 성과를 내기도 했다"며 "이렇게 가실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지역은 물론 당 전체를 통틀어 간판이나 다름없는 분이어서 상실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는 "노 의원처럼 지역 노동현안에 관심을 두고 행동한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큰 공백이 생겼다"며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다시 바닥부터 차근차근 그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것 같다"고 비통해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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