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으로 제천∼한수면 아침 버스 운행 끊겨
"승용차로 덕산가서 버스 2번 타고 등교하면 1교시 끝나"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넉 달도 안 남은 수능 준비로 정신이 없는데 1교시 수업이 거의 끝날 무렵에야 학교에 도착하니 마음이 답답해요."
충북 제천시 한수면에서 제천 시내에 있는 학교까지 통학하는 고등학교 3학년 A(18) 군은 요즘 코앞에 닥친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초조해진다.
한창 공부에 열을 올려야 할 시기이지만 그는 요즘 학교에 지각하기 일쑤다.
지난 1일부터 한수면에서 매일 오전 7시 5분에 제천으로 가는 버스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버스는 현재 이웃 마을인 덕산면까지만 들어온다.
한수면과 제천을 오가는 버스는 오후에만 한 번 다닌다.
한수면 주민들은 낮 시간대 덕산면과 한수면을 운행하는 마을 순환버스를 이용해 덕산면까지 가서 제천으로 나가는 버스를 타면 되기 때문에 그나마 불편이 덜하다.
문제는 아침 일찍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이다.
A 군의 아버지는 새벽에 일어나 승용차로 제천행 아침 버스가 들어오는 덕산면까지 아들을 데려다준다.
덕산면에서 제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A 군은 제천에 도착, 또다시 학교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번 지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 군은 "한수면은 제천에서 50여㎞ 떨어져 있다"며 "최소한 아침 7시에 버스를 타야 정상적으로 수업시간에 맞춰 학교에 도착하는 데 아침 버스 운행이 끊기면서 매일 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장거리 통학하는 학생 대부분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교통편이 여의치 않은 상황을 고려해 장거리 통학생들의 출결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A 군처럼 한수면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모두 3명이다.
제천시는 지난 1일부터 버스 운행횟수를 1천561회에서 1천530회로 줄였고 일부 운행노선의 시간표를 바꿨다.
지난 3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운수 종사자의 주당 근로시간이 68시간 이내로 제한되면서다.
버스 운전기사들의 근로시간을 법정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승객이 적은 노선을 위주로 운행횟수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중·소도시에선 운수 종사자 인력을 충분히 채용하는 게 어려워 운행 감축이 불가피하다"라며 "장거리 통학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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