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인 '하얀헬멧 구출작전' 6시간…기적적 생명 탄생도

입력 2018-07-24 18:21  

가슴 졸인 '하얀헬멧 구출작전' 6시간…기적적 생명 탄생도
AP통신, 탈출과정 소개…"약 400명 집결장소 도달 못 해"
하얀헬멧 "탈출 대원은 98명"…"3천여명은 다른 지역서 계속 활동"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달 21일, 골란고원 인접 국경 지역 곳곳에 몸을 숨긴 '하얀헬멧' 대원들은 시리아군이 가까워지는 소리를 들으며 숨을 죽인 채 '작전 개시'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밤 집결장소 2곳으로 출발하라는 통보를 받은 대원들은 가족을 이끌고 목숨을 건 탈출 길에 올랐다.
국경의 집결장소까지 가는 동안 어느 곳에서 시리아군을 만날지 알 수 없었다.
반군 세력이 무너진 틈을 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도 꾸네이트라 곳곳에서 출몰했다.
안전하게 국경을 넘을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이 방법이 고립된 하얀헬멧 대원들의 마지막 희망이었다고 AP통신이 이번 작전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3일(베이루트 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남서부 꾸네이트라 지역 반군은 19일 시리아군에 투항했다. 협상에서 시리아정부는 잔류를 원치 않는 반군과 가족이 북서부 반군 지역 이들립주(州)로 떠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구조대 '시리아 민방위', 즉 하얀헬멧은 제외했다.
소식통은 "시리아군은 하얀헬멧은 '레드라인'으로 여기고, 보내줄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얀헬멧은 구조대인 동시에 내전의 기록자로 시리아·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을 외부에 고발했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제기해 서방의 시리아 공격 명분을 제공했다.
앞서 다른 지역의 항복협상 후에도 시리아군은 하얀헬멧 대원을 체포하고, 이들로부터 하얀헬멧이 극단주의조직에 연계됐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선전했다.
서방은 이러한 '증언'이나 '자백'이 시리아 당국의 고문과 압박, 회유에 따른 것으로 본다.


시리아군의 남서부 탈환이 가시화하자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것을 우려한 유럽과 캐나다는 2주 전 하얀헬멧 대원 구출 계획에 나섰다.
캐나다, 영국, 독일이 계획 추진을 주도하고, 이스라엘, 요르단, 미국이 지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참여했다.
21일 밤 숨가쁜 작전이 현장에서 시작됐다.
약속된 시간에 집결장소 2곳에 하얀헬멧 대원 98명과 가족 320여명 등 총 421명이 도착했다.
약 400명이 더 오기로 돼 있었으나 이들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마음 급한 일행에게 돌발상황까지 벌어졌다. 국경을 눈앞에 두고 만삭의 임부에게 진통이 왔다.
임부는 시리아쪽 국경에서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받고,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일행이 422명으로 늘어난 이유다.
산모와 아기를 비롯한 422명은 이스라엘을 통과해 요르단에 무사히 도착했다. 집결부터 탈출까지는 6시간이 걸렸다.



이들은 요르단에 최장 3개월간 머문 후 캐나다, 독일, 영국, 프랑스에 정착할 예정이다. 미국과 요르단은 수용하지 않는다.
유럽과 이스라엘은 '인도주의 조처'로 이번 구출작전을 펼쳤다고 밝혔으나, 논란도 제기됐다.
이번에 시리아를 벗어난 대원은 98명뿐이며 대원 3천여명 대부분은 시리아에 있다.
또 이번 탈출에 합류하지 못한 남서부 하얀헬멧 대원과 가족 약 400명은 시리아 당국의 체포와 박해 위험 아래 있다.
이번 탈출작전에 정통한 소식통은 "다른 지역에는 터키군이 주둔하고 있어서, 대원들에게 여러 대안이 있으나 꾸네이트라는 그렇지 못하다"고 이번 작전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꾸네이트라에 고립된 다른 대원 일행과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얀헬멧은 23일 밤 성명을 내고 대원 피란에 협력한 각국에 감사하고, 시리아 남부 주민 수십만명이 보호를 받도록 국제사회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하얀헬멧은 또 "시리아 전역에 남은 대원 3천여명은 앞으로도 활동을 멈추지 않고 시리아인을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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