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장벽 확대 당국 의도 반영…"미국산 대신 프랑스·일본산 선택"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미중간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 소비자들이 중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던 미국산 화장품을 기피하기 시작했다고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미국산 화장품 및 피부관리 제품이 중국 정부의 미국산 제품 관세부과 목록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관영매체의 이 같은 보도는 여타 분야로 관세장벽을 점차 확대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타임스는 24일 "미중간 진행 중인 무역갈등 속에 일부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가 프랑스·일본산 화장품 및 피부관리 브랜드로 이동하면서 미국산 브랜드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北京)의 여성 소비자 장(張)모 씨는 최근 3년간 미국 피부관리 브랜드 키엘스(Kiehl's)의 아이크림을 사용했으나 이제 다른 제품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문제를 일으켜 미국 브랜드라면 역겨워졌고 일본이나 프랑스산 화장품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상하이(上海)의 여성소비자 우샤샤 씨는 "관세부과로 미국산 화장품·피부관리제품 가격이 10% 이상 오르면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중 양국은 무역분쟁에 갇혀버렸다"며 "같은 날 중국 외교부는 즉각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중국 화장품업계 웹사이트인 'C2CC'의 천민 편집장은 "지금까지 화장품·피부관리제품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관세부과 목록에 오르지 않았고, 중국에서 제조·판매되는 (그래서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미국 화장품 및 피부관리제품도 일부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미국 화장품은 항공기나 농산물보다 무역분쟁의 위협을 덜 받는다"고 말했다.
메이블린(Maybelline) 같은 미국 화장품 브랜드를 소유한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L'Oreal)의 홍보 담당자는 중국 내 전반적 사업은 안정적이며 현재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역분쟁 영향이 명확하지 않지만 미국산 제품에 대한 위협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를 대신해 해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미국 화장품·피부관리 구매대행업자는 "미중 무역분쟁의 부수효과인 최근의 위안화 가치하락이 자신의 이익을 좀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매뉴스 사이트인 링셔우커(lingshouke.cn) 설립자 천웨펑 씨는 "무역분쟁이 지속할 경우 미국산 화장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세부과는 '선택사항'일 뿐이며 그럴 경우 미국산 화장품업체의 중국 판매에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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