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국민, 대선 후 '경제회복' 기대감 커

입력 2018-07-24 20:21  

짐바브웨 국민, 대선 후 '경제회복' 기대감 커
"장기집권 무가베 시절 파탄난 경제, 새 정부가 되살려야"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오는 30일 대통령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국민 사이에는 대선을 계기로 파탄 난 국가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펠라니 자반그웨는 짐바브웨에서 극심한 인플레로 법정 통화가 폐지되고 투자자들이 줄지어 떠나는 어려운 시기를 꿋꿋이 견뎌낸 기업인이다.
자반그웨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지난해 사임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떠난 자리에 합법적인 정부가 들어서 산산조각이 난 경제를 되살리는 전환점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반그웨가 운영하는 회사인 '제임스 노스 짐바브웨'는 산업용 보호복과 장갑, 신발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짐바브웨 경제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줄자 인근 모잠비크와 말라위를 비롯해 아프리카 동부의 케냐와 르완다로 제품을 수출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다.
이 회사는 15년 전만 해도 400명을 고용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150명의 직원이 수도 하라레의 폐허로 변한 건물이 즐비한 서더튼 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짐바브웨 산업연합회 회장인 자반그웨는 "이번 대선은 세계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더는 버림받은 국가로 남아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정치인들로 인해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이제는 경제를 되살려야 할 때다"라며 "경제가 회복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구매할 돈이 있을 때 우리도 이익을 볼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선 후보인 에머슨 음난가그와 현 대통령은 오랜 고립을 끝내고 국제사회와 외교관계를 복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음난가그와는 짐바브웨에서 외국 기업이 자국민에게 51%의 소유권을 양도하도록 규정한 관련 법규를 최근 폐지하는 등 경제회복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짐바브웨는 무가베 재임 시 백인 농장주의 토지를 몰수하는 바람에 농업기반이 무너지면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지난 2000년~2008년 기간 국민총생산(GDP)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어 건전하던 보건과 교육 서비스 부문이 몰락하면서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떠난 가운데 빈곤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기대수명은 1985년 수준인 61세로 회복했을 따름이다.
현지 한 호텔 투자자이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슁기 무녜자는 "우리는 전반적으로 스스로 자초한 경제적 실패로 고통받고 있다"며 "분수령이 될 이번 선거는 우리에게 큰 기회로 다가왔다. 혼란의 상황에서 모두를 구해낼 큰 도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권력 유지에만 급급했다. 경제와 시민 권리를 대가로 권력을 지키는 데 혈안이었던 시대는 이제 물러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선은 37년간 권력을 독점한 무가베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군부 쿠데타로 물러나고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이다.
군부의 지원을 받는 음난가그와는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평가들은 그러나 이번 선거 이후에도 무가베 시절 집권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출신의 부패한 엘리트 정치인들이 계속 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음난가그와(76)에 맞서 출마한 넬슨 차미사(40) 민주변화동맹(MDC) 대표도 경제성장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짐바브웨의 경제학자인 존 로버트슨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로버트슨은 "법규가 수시로 바뀌는 탓에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부패가 만연해 있다. 신임 정부는 통제의 고삐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농부들은 농지를 돌려받아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땅을 담보로 은행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국가에 손실을 입혔으며 이를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WB)은 짐바브웨의 재정적자가 지난해 11.1% 늘어나는 등 견디기 힘든 수준이며 국제 금융기관에 진 채무는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벨 카포도고(35)는 국립 짐바브웨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 지난 7년간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하라레에서 손수레에 과일을 싣고 행상을 하는 그는 "이번 선거는 집권당의 실정으로 피해를 본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기회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업자 신세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가끔 대학 졸업 때 쓴 학사모와 가운을 입고 행상에 나서는 그는 "일자리를 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라며 말을 맺었다.

airtech-ken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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