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번트에서 엿볼 수 있는 힐만의 두산전 '필승 의지'

입력 2018-07-25 06:00  

김동엽 번트에서 엿볼 수 있는 힐만의 두산전 '필승 의지'
5번 타자 김동엽, SK 2018시즌 첫 클린업트리오 희생 번트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두산과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팀과 경기가 다 중요하다."
트레이 힐만(55) SK 와이번스 감독은 24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1·2위 대결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더욱 치열했다. 두산전 4연패를 당하고 있었던 SK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보여줬고, 결국 3-1로 승리했다.
힐만 감독의 의지를 가장 분명하게 엿볼 수 있던 장면은 0-0으로 맞선 4회말 무사 1, 2루 김동엽의 희생 번트다.
SK는 선두타자 제이미 로맥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4번 타자 최정이 볼넷을 골랐다.
다음 타순은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동엽이었다.
김동엽은 타석에 들어오자마자 벤치의 사인에 따라 번트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조시 린드블럼의 초구에 침착하게 번트를 대 3루 쪽으로 깔끔하게 타구를 굴렸다.
올해 정규시즌 홈런 23개를 때린 김동엽의 KBO리그 데뷔 첫 희생 번트였다.
SK는 1사 2, 3루에서 이재원의 안타로 선취점을 뽑는 데 성공했지만, 2루 주자 최정은 홈에서 아웃돼 1득점에 그쳤다.
김동엽의 번트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올해 SK의 선발 출전 클린업트리오 첫 희생 번트라서다.
지난해 정규리그 144경기에서 57개의 희생 번트로 리그 7위였던 SK는 올해 93경기에서 37개로 리그 공동 2위다.
그만큼 번트 작전을 자주 쓰는 팀으로 변모했다.


두산의 강력한 타선과 린드블럼-박종훈의 선발 대결을 고려하면 1점을 얻기 위한 희생 번트 작전은 의외의 한 수였다.
그러나 SK 벤치는 투수진을 믿었고, 두산 강타선을 1실점으로 봉쇄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2년 차 시즌을 맞이한 힐만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해는 경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접전에서 강한 야구를 펼칠 것"이라고 공언했다.
희생 번트가 벤치에서 경기에 개입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작전임을 고려하면, 올해 SK의 늘어난 번트는 일찌감치 예고된 일이다.
2위 SK는 1위 두산에 9게임 차 뒤처진 가운데 3위 한화 이글스와는 게임 차 없이 승률에서 간신히 앞선다.
두산을 따라잡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면, 2위를 지키는 게 우선이다.
힐만 감독의 작전 야구가 더욱 자주 모습을 드러낼 토대는 마련된 셈이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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