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총리 방문…"국가 간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기본"
(무스카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현지시간) 오만 교민들에게 "여러분은 멀고도 험한 곳에 와서 제 몫의 인생을 살고 사업도 성공하고 있다. 이런 분들이 영웅이 아니면 누가 영웅이겠냐"며 "여러분을 그 누구도 얕잡아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만을 공식 방문 중인 이 총리는 이날 무스카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동포 간담회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도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고, 한 사람의 몫을 한다는 것은 고향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만 교민과 한인 기업 지상사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의 발언에 앞서 김점배 오만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고국을 떠나 타향살이만으로도 여기 있는 교민들은 서러운 삶이다. 대부분 재외동포는 순진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중동 교민이 느끼는 아픔이자 슬픔이 뭔 줄 아느냐. 우리 기업이 바라보는 동포들 인상이 대동강 물 팔아먹었던 봉이 김선달 같다는 것"이라며 "우리 교민도 더 자중하고 공정해지도록 노력할 테니 제대로 봐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얘기를 들은 이 총리는 "그런 마음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교민들을 누구도 얕잡아 보지 못한다고 위로하고 격려했다.
이 총리는 "교민이나 해외에서 사업하는 분들을 위해 조국이 무엇을 할지 생각한다"며 "제일 기본은 교민 여러분이 사는 그 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다. 그것이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어쩌면 더 기본적인 게 여러분의 조국이 세계에 내놨을 때 자랑스럽고, 안정되고 평화롭고, 동시에 경제적으로 부러움을 받는 그런 나라로 발전해 가는 것"이라며 "그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민주주의를 내실화하고, 이른바 4차산업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도록 기업을 돕고, 동족끼리 총을 겨누고 증오하는 시대를 뛰어넘어 평화를 향해 나가는 지혜를 보이는 것 등을 조국이 해야 할 일로 꼽았다.
한국 총리의 오만 방문은 6년 만이다. 오만은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국왕(78)이 총리, 최고 군사령관, 외교·국방·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를 겸직하는 등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다.
오만은 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가스 공급국가 가운데 3위를 차지했고,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국 가운데 역시 3위를 차지했다.
강도호 주 오만 대사는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오만의 석유·화학·전력·건설·담수화 사업 등에 진출해 신뢰관계를 구축했다"며 "특히 20명이 넘는 한국인 태권도 지도자들이 경찰을 비롯한 현지인들과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순방에 동행한 한-오만 의원친선협회 소속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은 동포 간담회에서 "오만 정부, 국회의 환대를 받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고, 더 열심히 양국 관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 오만 교민들에 "여러분들이 영웅입니다"…동포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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